제주 출자·출연기관 비대화...인력·인건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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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행정 밖이 더 커진다(上)
13개 출자·출연기관 작년말 기준 현원 1260명 달해
2018년 총 인건비 418억200만원, 4년새 52% 급증
공기관 대행 등 사무위탁 늘면서 조직 인원 확대돼
행정 조직 슬림화 의미 퇴색...종합적 점검·관리 절실

제주특별자치도가 행정조직 슬림화를 목표로 조직개편을 시도하고 있지만 공기관 대행 사업 등이 늘면서 운영비와 인건비 등이 지원되는 출자·출연기관과 각종 센터가 새롭게 생겨나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사실상 공적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행정 외부기관들이 비대화되면서 행정 내부의 조직 슬림화라는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의 출자·출연기관과 각종 센터들의 현황과 인력·인건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모색해 본다.[편집자주]


제주도가 출자·출연해 운영되는 기관은 모두 13개다. 출자기관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1개, 출연기관은 제주연구원, 제주4·3평화재단,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제주테크노파크, 제주도경제통상진흥원, 제주신용보증재단,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제주의료원, 서귀포의료원, 제주한의학연구원 등 12개다.


출자·출연기관은 각 분야별 공공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갈수록 조직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 출자·출연기관들은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기도 하지만 상당부문 제주도가 지원하는 출연금 등에 의존하고 있어 규모가 커지는 만큼 지방 예산도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출자·출연기관의 정보를 제공하는 지방공공기관통합공시(클린아이)에 공개된 도내 13개 기관의 인력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8년 말 기준 총 현원(일반직, 무기계약직, 비정규직, 소속 외 인력 포함) 1133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 756명, 2015년 800명, 2016년 915명, 2017년 1039명 등으로 4년 동안 50%(377명)가 급증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현원은 1260명까지 늘어났다.


인력이 늘어나면서 인건비도 급증하고 있다. 클린아이에 공개 13개 출자·출연기관의 총인건비는 2014년 275억6200만원에서 2015년 297억700만원, 2016년 342억5000만원, 2017년 345억900만원, 2018년 418억200만원으로 늘어났다. 4년 사이 142억4000만원(51.7%)이나 급증했다.


아직 2019년 기준 인건비 총액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력이 더 증가했다는 점에서 인건비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출자·출연기관의 조직 규모가 커지고 있는 이유는 새로운 기관이 생겨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기관 대행 등 사무위탁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회 예결산특별위원회가 분석한 출자·출연기관 결산액 집행 현황을 보면 지난해 출자·출연기관에 제주도가 투입한 예산은 총 1447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1115억5700만원보다 30%나 급증한 수준이다.


공기관 위탁 사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행정의 공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행정이 해야 할 일을 공기관에 위탁하고, 행정기관은 관리·감독 업무에만 치중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의회 관계자는 “현재 공기관 예산 증가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고 예산 증가에 대한 관성이 갖게 될 수 있다”며 “공기관 경영 효율화, 위탁사업 전면 검토 등을 지금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도가 출자·출연기관의 경영성과를 매년 평가하고 있지만 조직과 인력 규모에 대한 관리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가 수립하는 중기 기본인력운용계회 등 중·장기 조직·인력계획에 출자·출연기관도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출자·출연기관들이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운영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비대해지는 이유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제주도가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업무도 출자·출연기관으로 넘기고, 결국은 출자·출연기관은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출자·출연기관의 조직과 인력도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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