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재배 확대…고품질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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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경제부장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귤이 재배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없다.

‘고려사’ 세가 권7에 문종 6년(1052)에 탐라에서 세공(歲貢)하는 귤자(橘子)의 수량을 일백포(一白包)로 개정 결정한다고 돼 있고 ‘세조실록’ 권2에서는 세조 원년(1455) 12월 제주도안무사가 감귤이 제사와 손님 접대용으로 중요하다는 내용을 장계로 올렸다는 기록이 있는 점을 보면 제주도에서 귤이 재배된 시기는 고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당시 재배됐던 귤은 금귤, 산귤, 청귤, 동정귤, 유자, 유감, 당유자, 홍귤, 감자, 편귤, 사두감 등 재래종으로 지금의 온주밀감이 제주에서 재배된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금 제주에서 다수 농가들이 재배하는 귤 품종은 ‘온주밀감’이다. 온주밀감은 프랑스 출신 에밀 조셉 타케 신부(1873~1952, 한국명 엄기택)가 1911년 일본에서 온주밀감(미장온주) 15그루를 들여와 심은 이후 널리 보급됐다.

감귤은 서양으로 건너가 ‘만다린(mandarin)’이란 이름을 갖게 됐고 오렌지, 자몽 등 즙이 풍부한 과일을 ‘시트러스(citrus)’로 불리게 됐다. 알칼리성 식품인 감귤은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고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해 감기 예방 효과가 있다. 비타민 C가 많아 피부미용과 피로 해소에 좋고 칼슘의 흡수를 도와준다.

1970년대 감귤나무는 ‘대학나무’로 불렸다. 그 무렵 감귤 10㎏ 가격은 2500원 내외였고 대학 등록금은 1만5000~3만원이었다.

나무 한 그루 생산량 60~70㎏을 감안하면 2그루에서 수확한 감귤로 등록금을 대기에 충분했다.

‘온주밀감’을 시작으로 당도가 높은 ‘한라봉’, ‘황금향’, ‘레드향’ 등 만감류 재배도 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넓어졌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만감류는 무역자유협정(FTA)에 따른 관세 철폐 및 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 외국산 오렌지와의 경쟁에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이처럼 과거 제주에서 재배됐던 감귤이 지구 온난화에 따라 내륙에서도 점차 재배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내륙 지역 감귤 재배 면적은 79㏊로 2010년 21㏊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지역별로는 전라남도 58㏊, 경상북도와 경기도 각 7㏊, 경상남도 6㏊ 등이다. 특히 전라남도의 경우 2010년 9㏊였던 감귤 재배 면적은 9년 만에 6배 이상 늘었다.

내륙에서 생산된 감귤도 2010년 136t에서 지난해에는 848t으로 급증했다.

비록 제주지역 감귤 재배 면적의 0.37%에 불과하지만 기후 변화에 따라 내륙지역의 감귤 재배 면적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추세다.

올해 들어서는 강원도 삼척에서 바나나 재배가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과거 제주도에서 키우던 바나나 재배 한계선이 강원도까지 올라간 것이다.

보통 바나나는 25도 이상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주로 제주도에서 재배했지만 최근 1~2년 사이 경상도와 전라도에서 재배하기 시작했고 올해에는 충북에서도 시험 재배에 성공하는 등 바나나 재배 한계선이 내륙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바나나만이 아니다. 애플망고 등 다른 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도 제주에서 내륙으로 점차 재배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과거 제주에서만 재배되던 과일이 점점 내륙으로 확대됨에 따라 제주에 위기가 닥치고 있다. 물류비 등을 감안할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고품질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비상품 격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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