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급식 어린이집, 엄중히 바로잡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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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일부 어린이집 급식이 부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구성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엊그제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아들에게 제공된 부실 급식 사진을 공개했다. 그 면면을 들여다보니 기가 막힌다. 한창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정말 가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노조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반찬 하나 없이 국에 밥을 말아둔 그릇들이 쟁반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또 다른 식판에는 얼마 안 되는 쌀밥에 두부 1조각만 들어있는 국, 소량의 깍두기와 생선살이 전부였다. 오전에 제공하다 남은 죽은 폐기해야 하는 데도 오후 간식으로 재탕했다는 사진도 나왔다. 이래서야 어찌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겠나 싶다.

더 심각한 건 노조가 그동안 부실 급식과 관련해 수차례 간담회를 요구했지만 보육당국은 이를 외면해 왔다는 점이다. 그런 사실을 인지하고도 여태 방치했다니 실로 무책임한 처사요 명백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도 당국은 지금이라도 이에 응해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런잖아도 최근의 어린이집 급식소 전수조사가 보여주기식 점검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아이들을 정성껏 돌보고 급식의 질을 높이려고 애쓰는 어린이집이 더 많을 것이다.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불량 어린이집이 일부 나왔다고 해서 어린이집 모두를 매도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앞의 사례들이 사실이라면 사안의 경중을 따져 명단 공개와 시정명령, 운영 정지 등 가능한 제재조치를 취하는 것이 마땅하다.

원희룡 지사는 23일 “두부 한 조각의 멀건 국과 재탕한 죽이 어린이집 급식이라니 정말 화가 난다”며 부실 급식에 대해 반드시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안에 대해 점검을 강화한다니 지켜볼 일이다. 이를 떠나 성장기의 어린이에게는 균형적인 영양과 위생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어린이급식에 대한 표준 관리 및 점검 체계를 강화하길 바란다. 합리적인 표준식단비용을 산출해 그에 맞는 급식비를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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