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 추세 ‘극단적 선택’ 두고만 볼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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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매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니 심각한 문제다.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발간한 ‘2020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제주도민은 836명에 이른다. 2014년 162명, 2015년 150명, 2016년 151명, 2017년 172명, 2018년 201명 등이다. 2015년을 제외하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 해 평균 167명이 세상을 등진 셈이니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주목할 건 극단적 선택을 한 남성의 비율이 여성에 비해 크게 높다는 점이다. 2018년만 해도 남성(158명)이 여성(43명)의 3.7배나 됐다. 또 연령별로는 50대가 43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 41명, 30대 34명, 20대와·70대 각 23명 순으로 파악됐다. 사회활동이 왕성한 시기인 40대와 50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실업과 생활고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막다른 선택에 직접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자살의 병인은 복합적이다. 10대 청소년들은 지나친 교육열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20·30대 젊은이는 구직난 현실과 암울한 미래에 절망하고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40·50대 중장년층은 장기불황에 따른 실직과 사업실패 등 생계 압박감에, 노인층은 소외감과 병고에 시달리다 생을 접고마는 일이 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번 통계는 여간 우려스럽지 않다. 지역사회의 병리현상이 그만큼 극단적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다. 빈곤·우울 등의 요인에 의해 삶의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실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자살을 개인 문제로 돌릴 게 아니라 사회구조적 측면에서 사회안전망 확충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걸 시사한다.

핀란드 경우 1986년 국가 자살예방 프로젝트를 가동해 한때 10만명당 30명 수준의 자살률을 10명대로 끌어내렸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다각적인 예방책·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나아가 통계를 참고해 생명존중 문화를 더욱 확산시켜야 할 책무가 우리 구성원에게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생명은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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