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로당 5개월 만에 개방…‘환영’-‘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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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쉼터 용도 제한적 개방…오전 11시~오후 4시 운영
지역사회 감염 발생 한림·애월 경로당, 내달 3일부터 문 열어
시기상조 입장도…경로당발 코로나19 확산 우려 목소리
27일 제주시 삼도1동 중앙경로당를 찾은 한 어르신이 발열 검사를 받고 있다.
27일 제주시 삼도1동 중앙경로당를 찾은 한 어르신이 발열 검사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5개월간 닫혀 있던 제주지역 경로당(무더위쉼터)이 27일 다시 문을 열었다.

이를 두고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둔 상황에 갈 곳 없던 노인들은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한편에서는 경로당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경로당 448개소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3차 감염이 발생한 제주시 한림읍과 애월읍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경로당이 이날 모두 개방됐다.

경로당은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수그러질 때까지 무더위쉼터 용도로만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5시간 동안 운영된다.

한림읍과 애월읍 소재 경로당은 코로나19 잠복기가 끝나는 시점인 다음 달 3일부터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   

이날 오전 10시30분 방문한 제주시 삼도1동 중앙경로당 입구에는 손 소독제와 코로나19 예방수칙 안내문이 비치돼 있었고, 경로당 안에서는 어르신 2명이 방문자를 대상으로 발열 체크, 수기 명부 작성을 하고 있었다.

노인들이 상시 사용할 수 있도록 경로당 내부 곳곳에도 손 소독제가 비치됐다.  

지난 2월 25일 경로당 폐쇄 이후 5개월 만의 만남이어서인지 어르신들 얼굴에는 반가움의 미소가 가득했다.

고원택씨(87)는 “무더위가 찾아오면 어떡하나 많이 걱정했는데, 때마침 경로당이 개방돼 다행”이라며 “개방 전에는 밖에도 잘 다니지 않고, 말벗도 없어 너무 답답했었다. 그동안 몰랐던 경로당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묘씨(78)도 “코로나 때문에 경로당이 오랜 기간 문을 닫아서 많이 외로웠다”며 “다시 이렇게 문을 여니 흐뭇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경로당 관계자들이 마스크를 내린 어르신들에게 올려쓰도록 하고, 일정 간격을 유지하도록 주의를 주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이날 중앙경로당에는 안동우 제주시장과 제주시 관계자들이 방문해 방역수칙이 철저히 준수되고 있는지 점검하기도 했다.

안동우 시장은 “한동안 프로그램 진행이나 음식 제공이 어려워 불편을 겪는 분들이 있겠지만, 당분간은 양해를 바란다”며 “다음 달 10일부터는 발열 체크와 방역을 담당하는 인력을 배치해 경로당을 찾는 어르신들이 더욱 편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로당 개방과 관련해 아직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령층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데다, 최근 발생한 지역사회 감염이 경로당발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시민 김모씨(31)는 “감염 확산이 우려되면서 방역이 크게 강화됐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단계”라며 “불편하기는 하겠지만, 최소한 지역사회 코로나19 잠복기가 종료되거나, 여름 휴가철이 지난 후에 경로당을 개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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