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는 삶을 위하여
후회 없는 삶을 위하여
  • 제주일보
  • 승인 2020.07.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복섭, 시인·수필가

“경(卿)이 만일 한 평생을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다면 그 때 일생을 어떻게 사실까요?” 이 말은 어느 한 신문기자가 노년의 마지막 몇 해를 살고 있는 영국의 수상 ‘원스턴 처칠옹’에게 물어본 엉뚱한 질문이었다.

“그거야 내가 지금 살고 가는 일생을 그대로 다시 사는 거지,” 이것이 서슴없는 처칠경이 대답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가 일생을 얼마나 유감없이 잘 살았기에 이렇듯 자만에 가까운 발언을 할 수 있었을까. 어떻든 지금 세상에는 자신의 일생회고담을 이렇게 표현한 처칠을 못마땅하게 여기기보다는 오히려 그를 선망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2000년이라는 21세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제 한평생을 다시 산다는 가상적 문제는 차치하고 지금 발 앞에 다가선 이 시대를 어떻게 살겠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답을 할 것인가. 지나간 해(年)를 산 그대로 또다시 그렇게 살겠다는 만족과 자부심에 찬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 얼마나 있을까.

그러나 우리 앞에 놓여진 이 한 해를 다 살고 났을 때야말로 서슴없이 처칠 식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보다 많아지기를 바라야 하겠다.

처칠옹이 그렇게도 잘 산 것이라고 느끼는 그 인생은 내가 아는 한 전부가 다 화려한 길이거나 거침없는 큰길만은 아니다. 그는 군인으로서, 또 최고 지휘관으로서 패전과 쓴맛을 맛봐야 했고 또 정치인으로는 패배와 실의의 한두 대목을 지나야 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세상을 살아가면서 오직 대영제국(大英帝國)의 영광, 또 그 국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서 그 평생을 바쳤고, 또 대담무쌍한 생애를 살았다.

그리고 그는 누구보다도 빈틈없이 가득 찬 인생을 살았다. 정치 군사 면에서만 아니라 그림을 잘 그려서 거의 거장(巨匠)이란 평을 받게끔 됐고, 또 숙련공에 지지 않게 벽돌쌓기에 능했으며, 노벨 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글을 잘 썼다.

즉 나라를 섬기는 생활, 대담하게 사는 생활, 그리고 차고 넘치도록 가득 찬 생활을 사는 것이 바로 처칠의 삶을 보람 있게 느끼게 한 것 이라고 믿어진다. 지금 우리 앞에 전개된 2000년은 가득 찬 한 해가 돼야 하겠다.

그러자면 첫째 우리는 어떤 처지. 또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 바로 거기서 직접 간접으로 겨레와 사회에 대하여 작게나 크게 나 도움을 끼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다른 어떤 때와 마찬가지로 갖은 난관이 있을 것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불퇴전(不退轉)의 자세로써 대담하게 돌파하며 나아가야 하겠다. 또 어떤 때 어떤 곳에서는 간단없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으로써 빈틈없는 생활을 가져야 한다.

애국하는 마음은 나라의 위기를 보고 목숨 던져 죽는 것만이 애국이 아니며 자신을 희생시켜 나라를 돕는 희생정신만이 애국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애국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속에 있으며 국가의 시책에 호응하고 참여하여 그 뜻을 이루어 나가는 것 또한 애국일 것이다.

서로 격려하고 협동하여 어려운 일들을 향해 뭉치는 것, 이것이야말로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들에게 있어서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진정한 애국이다. 7월의 아침, 파란 조국의 하늘을 우러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