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보내 속여 금전 요구 시 꼭 확인 필요
“엄마, 구매했어? 좀 있다 톡해줘”
제주지역에서도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송금을 요구하거나 상품권 핀번호를 요구하는 ‘메신저 피싱’ 문자가 기승을 부려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한 50대 주부 A씨는 아들로부터 이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아들은 휴대전화가 고장 나 컴퓨터로 카카오톡을 하고 있다면서, 문화상품권을 구매해야 하는데 결제가 되지 않으니 문화상품권 구매 후 핀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프로필 사진과 이름이 아들과 같아 아무 의심 없이 요구에 응했지만, 알고보니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아들 이름을 도용한 메신저 피싱 사기꾼이었다.
또 한 60대 주부는 ‘홈쇼핑하는 친구가 계좌에 문제가 있어 대신 입금해주면 나중에 드릴게요‘라는 딸을 사칭한 메신저 피싱 사기꾼에게 속아 600만원을 입금하기도 했다.
메신저 피싱은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에서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하며 금전을 요구하는 게 일반적인 수법으로, 범인들은 해킹한 계정의 이름과 프로필을 그대로 따라한 뒤 주변인에게 친밀하게 메시지를 보내어 상대방을 속인다.
스마트폰의 액정 파손이나 충전기 파손, 공인 인증서 오류 등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어 PC로 메시지를 보낸 뒤 교통사고, 병원비, 급한 거래처 결제, 카드 비밀번호 오류 등 다급한 상황을 연출해 돈을 요구한다.
특히 본인이 아닌 선배·대출 담당자·부동산 등 다른 사람의 계좌로 송금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 특징이다. 범인들 대부분이 해외에 있고 주로 대포통장을 이용해 돈을 빼돌리기 때문에 범인 검거에도 어려움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제주에서도 메신저로 가족이나 지인인 척 하면서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지인이 메신저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직접 전화로 통화해 확인하고, 메신저 피싱으로 피해를 본 경우엔 즉시 112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