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없는 의견 수렴 불확실성 키워…특정방식은 반대 머물러”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8일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과 관련해 선호도 조사 등 도민 의견 수렴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 도민사회에서 찬·반 논란과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최근 “도민 다수의 의견이 수렴되면 그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원 지사가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게 없음을 제주도의회에서 거듭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환경부가 검토 중인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국토부의 기본계획 고시 절차 등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명환 도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이도2동갑)은 이날 오후 열린 제385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긴급 현안질문을 통해 국토부가 최근 밝힌 제2공항 도민 의견 수렴에 대한 원 지사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원 지사는 “앞서 도정은 (제2공항에 대해) 찬·반 의견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서로의 쟁점을 좁히기 위해 토론회 등 과정을 가져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지금까지 찬·반 양측의 의견 수렴을 충분히 했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쟁점 해소 토론회가 마무리됐고, 어떤 절차로 갈지는 국토부와 협의를 해야겠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의 의견 수렴은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며 “특정 방식, 예를 들어 찬·반이나 선호도를 물으려면 분명한 대안을 가지고 물어야 하는데 지금의 의견수렴은 반대에만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김태병 국토부 공항항행정책관은 지난 24일 제2공항 쟁점 해소 마지막(제4차) 공개 연속토론회에서 “제주도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도민 다수의 의견을 수렴해 국토부에 건의하면 법적 절차에 따라 다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 지사가 사실상 여론조사나 공론조사 등 의견 수렴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힘에 따라 국토부와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 해소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원철)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도민 의견을 수렴할지 주목된다.
아울러 좌남수 도의회 의장은 이날 본회의 폐회사를 통해 제2공항 문제를 도민 의견 수렴 필요성을 강조했다.
좌 의장은 “지난 주 마무리 된 제주 제2공항 쟁점 해소 공개토론회는 찬·반 갈등 해소를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이라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며 도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의회와 도, 도민이 함께 협의하며 합리적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2공항 특위는 이날 위원 간담회를 열고 향후 회의 일정 등을 논의하는 등 토론회 이후의 절차 진행을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