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뭐예요
이름이 뭐예요
  • 제주일보
  • 승인 202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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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라는 표현은 낯설지만 현실화되는 추세이다. 모든 게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생활은 결코 순탄하지 못해도 가족이나 자기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다.

의지할 곳이 없다는 쓸쓸함에 서러운 눈물을 흘려야 하고 무지개빛 행복은 잡히지 않는 신기루일 수 있다. 첫술에 배부르랴. 인내의 달콤함은 당장의 결과보다 시작에 만족하고 내일을 기다리는 여유를 가졌을 때 맛볼 수 있다.

떠들썩한 잔치의 주인공들은 국제결혼을 한 가정의 자녀들이었다. 덩달아 춤사위에 박자를 맞추는 어르신들은 때아닌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 웃고 떠드는 자리에서 편안한 구경꾼이 되어 있었는데 유독 시선을 끄는 아이가 있었다

어머니는 피부색이 다른 이방인이고 아버지는 평범한 시골의 가장이었다. 덕담을 주고받다가 아이에게 이름을 묻자 씩씩하게 누구라고 답했다. 이 아이의 평소 행동이나 성격이 이럴 거라고 말하니 부모가 동시에 놀랐다

혹시 동물 태몽을 꾸었냐고 물으니 본인들이 아니라 친정어머니가 비바람을 뚫고 하늘로 승천하던 용이 갑자기 집으로 들어오는 꿈을 꿨단다. 그리고 지금도 임신 중인데 이번에는 길을 잃고 산을 헤매던 중에 난데없이 호랑이가 나타나 불빛이 있는 쪽으로 데려다줬다고 이야기했다.

자녀분들이 훌륭하고 특별한 인물이 되어 모두에게 존경받을 수 있으니 남과 다르다고 타박하기보다는 용기를 주는 것이 우선이고 책 읽는 습관에는 칭찬을 보태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지금의 이름은 엄마 아빠가 예쁘다고 지은 것 같은데 성장의 방해꾼이 되니 개명을 권하였다. 또 앞으로 태어날 아기는 딸이고 이름을 지어드리겠다고 하니 당장 그리하겠단다

덧붙여 병석에 누워계신 시아버지가 며칠 후에 아무 일도 없이 털고 일어날 거라고 하니 얼굴에 환한 미소꽃이 그려졌다.

정해진 이치이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정성이 만든 결실이다. 먼 타국 땅으로 딸을 시집보낸 부모의 간절한 바람은 그렇게 될 거라는 믿음에서 나온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개명은 자신감을 회복시켜준다. 화려함보다는 투박하지만 뜻의 중요성을 가져야 한다. 누구나 들었을 때 싸구려 철학관 냄새가 나면 득 보다 실이 많다. 첫인상의 이미지는 고정 불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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