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과 관련해 선호도 조사 등 도민 의견 수렴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반대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9일 오전 민주노총 제주본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공개토론회 결과보고와 함께 도민 의견 수렴 절차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가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제2공항 쟁점해소 토론회에서 명확히 표명했다”며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해소 특별위원회에서 도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원희룡 지사는 지난 28일 열린 제주도의회 임시회 긴급 현안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지금까지 찬·반 양측의 의견 수렴을 충분히 했다”며 의견 수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원 지사는 “어떤 절차로 갈지는 국토부와 협의를 해야겠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의견 수렴은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며 “찬·반이나 선호도를 물으려면 분명한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의견 수렴은 반대에만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열린 제2공항 쟁점해소 4차 토론회에서 김태병 공항항행정책관은 “제주도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도민 다수의 의견을 수렴해 국토부에 건의하면 법적 절차에 따라 다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정책관은 구체적인 의견 수렴 방안과 관련해 주민 동의를 얻은 여론조사 또는 공론조사는 수용하겠지만, 주민 투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강원보 비상도민회의 상임대표(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여당, 국토부도 도민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원희룡 지사는 대권 도전에 눈이 멀어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무시하면서 의견 수렴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가 사실상 의견 수렴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임에 따라 국토부와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해소 특위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도민 의견을 수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환경부에서 국토부가 재보완해 제출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하고 있으며, 환경부 평가 결과에 따라 국토부의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광 기자 democracy198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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