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물에서 태어난 칼륨의 존재 가치
잿물에서 태어난 칼륨의 존재 가치
  • 제주일보
  • 승인 202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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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전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다양한 금속, 아연, , 코발트, 나트륨,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이 인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중에 칼륨의 하루 필요 섭취량은 나트륨에 비해 두 배나 된다. 대부분의 음식들은 칼륨을 함유하고 있어 이의 결핍증은 사람에게 그리 흔하지 않다.

그렇지만 신장 기능의 이상이나 특정한 이뇨제의 사용으로 인해 칼륨 결핍증이 오기도 한다. 이의 결핍증이 생기면 근육이 약해지고,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며, 불면증, 우울증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체액에 존재하는 칼륨이온(K+)은 신경계의 작용을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신경을 통해 자극이 전달되려면 신경 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통로를 통하여 칼륨이온이 흘러들어가야 한다. 물론 이때 나트륨이온(Na+)도 이동한다.

이러한 이온의 흐름이 없으면 신경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죽음에 이른다. 예를들어 검은 코브라뱀은 신경세포의 칼륨이온 통로를 막아버리는 독을 사용하여 상대방을 죽인다. 자연생태계의 관찰은 가장 중요한 과학실험의 출발점이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칼륨 성분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공교롭게도 너무 많은 양은 치명적일 수도 있다. 사형수를 처형할 때의 혼합약의 치명적인 성분은 염화칼륨(KCl)이다.

과량의 염화칼륨용액을 주사하면 세포를 둘러싼 체액에 과량의 칼륨이온이 존재하고, 이로 인해 신경자극을 위해 칼륨이온이 세포 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게 되어 심장 박동이 멈추게 된다. 이처럼 사람들이 화합물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산출하게 된다.

다른 형태의 처형 방법에 비해 염화칼륨용액을 주사하는 것은 신체의 다른 장기에해를 가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방법으로 처형된 죄수는 자신의 장기를 수술용으로 기증할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죄수의 장기를 기증하는 것에는 많은 논란이 있다.

칼륨(potassium)의 뿌리가 흥미롭다. 이 원소 이름은 K2CO3(탄산칼륨)에 대한 합성단어 potash로부터 유래되었다. K2CO3는 나무를 태우고 남은 재를 물로 우려낸 잿물”(potash)로부터 분리되었다.

오늘날 잿물이라는 용어는 모든 수용성 칼륨-함유 광물에 대한 일반 이름으로 사용하고, 가성가리(caustic potash)라는 이름은 비누 제조에 이용되는 KOH를 일컫는다. 칼륨염의 주요한 용도는 식물용 비료이다.

초과산화칼륨(KO2)은 호흡용 공기로부터 이산화탄소와 수분을 흡수하고 산소기체를 생성하기 때문에 우주선, 잠수함, 몇 가지 종류의 자체 부착형 호흡 장치 등에 사용된다.

(Au)은 반지 등 보석으로서 가치가 있고, 금 화합물은 염증을 완화시켜서 류마티스성 관절염 치료 등 의학분야에도 중요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이 금은 산소와 물에 둔하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금반지를 이용한다. 그렇지만 이 금은 염산과 질산의 혼합물인 왕수와 같은 시약에는 녹는다.

그렇지만 칼륨, 나트륨, 루비듐, 세슘 등 알칼리금속은 산소와 물에 민감하다. 물과나트륨은 열을 내면서 빠르게 반응하고, 칼륨은 대단히 격렬하게 반응하므로 생성된 수소는 즉시 불꽃으로 발화한다. 루비듐과 세슘은 물과 거의 폭발적으로 반응한다.

칼륨 금속과 이의 화합물도 다양한 성질과 응용분야를 지닌 흥미로운 물질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것은 생명을 유지시키기도 빼앗아 가기도 하고, 영양가 있는 과일 산출에 필수품이며, 공업적 응용 분야에도 제구실을 한다.

물론 제주도의 청정수에도, 다양한 채소와 과일에도 칼륨은 주요한 성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칼륨 금속도 인간에게 물질의 존재 가치를 각인시켜 준다. 우리는 물질이 함축하고 있는 특성과 이의 거동을 아는 것 만큼 우리의 내면세계는 풍요로워지고 성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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