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일자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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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훈,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논설위원

불과 몇 년 전, 많은 사람들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거나 사라진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작년에 돌아가신 이민화 교수는 미래 일자리는 소멸되지 않고 진화(進化)’한다고 주장했다. 산업혁명 이후 어느 국가든 시장외적 변수들로 인해 발생하는 일자리 변동은 모두 생산성 증가와 관련되어 있다. 일자리 변동은 경제 내, 부문 내에서 일자리가 얼마나 새로 생겨나고 소멸하는지를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걱정하는 지금도 산업과 기술은 고도화하고 있으며 빠른 속도로 변화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선순위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소멸의 우려보다 그로 인해 더 빨라진 기술발전과 산업변화에 따라 생겨날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방안 모색이다.

산업이 발달할수록 일자리는 분화한다. 산업변화에 따른 일자리 전환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코로나 이후 산업지도가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비대면산업과 온라인마케팅이 확장되고 있으며 스마트공장 확산과 산업간 융합으로 산업지형이 변하고 있다. 산업구조가 변화하면 기존 일자리는 없어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뿐 아니라 임금수준이 높은 일자리와 낮은 일자리로 노동시장이 분화될 위험이 있다.

일자리 분화는 근본적으로 직업을 세부화, 전문화한다. 다양한 일자리 분화 과정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분화과정에서 가장 잘할 수 있다판단되는 새로운 일거리를 발굴, 확대하는 일이다. 특히 비대면 분야의 다양한 프로젝트에 어떤 기업들이 등장하고 어떤 직종과 업무가 필요할지를 파악하여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새로운 일자리가 요구하는 업무역량을 배양하기 위해 직업교육과 직무교육을 개편해야 한다.

비대면 시대, 산업 융합형 일자리가 사라진 일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융합 일자리로 전환된다는 전망이 있다. 이에 맞춰 재택근무, 시간 선택제, 격일제, 투잡, 비정형화된 파트타임 등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생겼다. 도내에도 비대면 서비스 요구가 커지면서 온라인거래가 증가한 기업들이 온라인 마케터들을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일자리에 이렇게 변화한 노동방식으로 대응할 경우 기업은 인건비 절약, 근로자는 소득증가, 서로 상생할 수 있다.

제주지역의 산업 여건이나 기업 규모와 분포를 고려해 볼 때, ‘광주형’, ‘울산형일자리 같은 고임금,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다. 그보다 제주지역 핵심 산업인 농수산업, 관광, 제조업 등 기존산업에 IT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융합 일자리 모색이 더 적합하다. 이미 도내 6차 산업 분야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활발하다. 관광 분야도, 기존 관광지+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트레블테크), 관광+아트+스킬+지역자원, 관광+감성+체험+지역자원 등으로 지역관광의 질적 개선과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정부라도 일자리 문제에 있어 시장보다 더 잘하기는 어렵다. 공급 측면에서 제도적 차원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일은 비용만 들고 성과에 한계가 있다.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든다. 슘페터가 지적한 혁신과정이 새삼 요구된다. 혁신과정은 기술 확산과정을 통해 경제 전체의 생산성 증가를 가져온다. 생산성 증가는 곧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이럴 때일수록 변화하는 산업 흐름에 맞춰, 기업의 생산성 증가와 혁신성장을 위한 R&D, R&D 지원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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