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렌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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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허자, 광주대각사 주지·제주퇴허자명상원장

우리나라 삼천리 금수강산/ 어딜 가도 산지 수려하고/ 푸른 하늘과 맑은 물소리/ 낙낙 장송 이름 모를 산새들/ 내 어찌 이런 곳에 부름 받아/ 태어났을까 광영이어라// 한 나그네 길을 간다/ 하염없고 속절없이/ 수수 만 년 이어온 수많은 인연들/ 그 길 위에 그 발자국 위에/ 역사의 숨결 생명의 낭만이/ 다리를 놓고 물이 흐른다// 열두 줄의 가야금 오선지 위에 춤을 추고/ 아련히 떠오르는 추억을 연주하네/ 그대 이름 가얏고/ 내 이름은 무궁화/ 사랑은 이해와 용서와 책임을 품어 안은/ 세 잎 클로버 따뜻한 관심이어라/ ! 내가 나를 부른다/ 주인공아! 주인공아!”//

위 시는 어느 날 문득 잠에서 깨어나 한 생각을 그려 본 깨달음이라는 시이다. 꼭두새벽이다. 영혼에서 울려 나오는 한 소식을 순간 포착하여 그려놓지 아니하면 영영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엔 12줄의 가야금이 있다. 어느 순간에 뎅!~하고 한 줄이 튕겨지면 나머지 11줄은 자동 공명이다. ()는 울림이다. 그냥 울려 나오는 대로 받아 적기만 하면 된다. 시는 그래서 영혼의 울림이자 영혼의 그림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어른들이 우리 곁을 떠나고 나면 우리는 그분들이 남겼던 금과옥조와 같은 깨달음의 말씀들이 더욱 새롭게 떠오른다.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살아 있어야 산 것이요 기억 속에서 사라지면 죽은 것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고 하셨던 성철 큰스님이나 무소유(無所有)를 실천하다 가신 법정 스님은 무소유를 일컬어 불필요한 것으로부터의 자유라 하셨으며 천주교 김수환 추기경님은 머릿속에 든 것이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무려 70년이나 걸렸다는 의미심장한 말씀도 남기셨다. 또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아힘사라는 비폭력을 실천하다 가셨으며 스타재단을 설립하여 명성을 떨쳤던 인도의 성자 크리슈나무르티는 아는 것으로부터의 해방을 외쳤던 분으로 유명하다. 그런가 하면 틱낫한 스님은 그의 저서 (Angry)’에서 화는 종자가 없는데 왜 내는가? 화를 다스려야 행복해진다. 화가 나면 천천히 걸으면서 심호흡을 해라는 심화(心火)의 무종자론을 깨우쳐 주기도 하였다.

인생은 렌털이다.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받고 태어났지만 일상생활의 필요한 그 어느 것도 스스로 만들어 쓰지 못하고 알고 보면 모두 빌려 쓰고 있다. 먹고 마시는 음식과 물, 공기까지도 어쩌면 우리의 몸까지도 모두 대자연으로부터 잠시 임대하여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인간은 환경 속의 존재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따라서 살아가는 동안 모두 빌려 쓰는 것들이기에 아나바다, 곧 아끼고 나누고 바꿔쓰고 다시 쓰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것이 바로 지혜롭게 사는 길이다.

나는 아직도 백 세를 바라보는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 항상 우리 칠 남매 자식들에게 당부하셨던 말씀이 남의 보증을 함부로 서지 말라. 돈은 친한 사이일수록 거래하지 말라. 돈 잃고 사람도 잃는다라고 하셨다. 정말 명언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지혜로운 말씀은 렌털해서라도 써야 한다. 렌털은 반드시 쓰고 나면 되돌려 줘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그러므로 소중히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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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2020-08-10 11:06:13
소즁히 쓰고
내림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