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최고령 하귤나무와 그 아들 나무가 제주특별자치도 향토유산으로 지정된다.
서귀포시는 감귤박물관 매표소 입구 정원에 이식된 최고령 하귤나무가 최근 제주도 향토유산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공고 과정과 등록을 앞두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지정되는 하귤나무는 126년생 최고령 하귤나무와, 이 나무의 씨앗을 재파종해 자란 100년생(추정) 하귤나무 자목으로 2017년 3월 고(故) 김성보 전 서귀읍의회의장과 현문아 여사, 그리고 이들의 7남매가 감귤박물관으로 기증한 것이다.
도내 최고령 하귤나무는 기증인 가족의 증조부 김병호(金柄昊) 선생이 1894년에 친족 김홍집 총리대신에게 선물받은 하귤로부터 유래됐다고 전한다.
나무에 대한 내력은 현 여사의 둘째 아들인 김부찬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보유한 ‘경주김씨익화군제주파세보권일(慶州金氏益和君濟州派世譜卷一)’에 식재 경위가 상세히 수록됐다.
자료에 따르면 과거 감목관을 지낸 김 교수의 증조부인 김병호 옹이 말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고종 31년(1894년) 상경해 먼 일가인 김홍집 당시 총리교섭통상사무를 만나 감목관직 폐지를 부탁했고, 김홍집 총리교섭통상사무는 감목관직 폐지를 약속하며 기념으로 하귤 씨앗 3개를 선물로 건넸다.
현 여사의 집 안뜰에 파종된 씨앗 중 하나가 무럭무럭 자라다 이후 관리 과정에서 밑동이 잘리는 위기를 겪었지만 새순이 돋으면서 오늘까지 강한 생명력을 이어왔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제주하귤의 사적 연원을 살피는 데에 중요한 가치가 있는 신효동 하귤나무를 앞으로 잘 보존해 제주 하귤의 역사를 널리 알리고, 감귤박물관의 랜드 마크로 육성시켜 제주를 대표하는 역사자원이자 경관자원으로 널리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의 향토유산은 국가·도지정문화재, 등록문화재,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지 않은 것 중 향토의 역사·예술·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제주의 향토문화 보존에 필요할 경우에 한해 지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