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와 호흡기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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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에 실려 은은한 꽃향기가 불어올 것 같은 완연한 봄이다. 하지만 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있는 호흡기 환자들에게 반갑지만은 않은 계절이다.

꽃가루 알레르기란 꽃가루가 원인이 되어 알레르기 증상이 유발되는 것으로 재채기,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을 일으키며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요즘 같은 봄철에 많이 발생한다.

어느 꽃가루나 꽃가루 알레르기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벌이나 나비가 꽃가루를 날라주는 유채, 진달래, 개나리 같은 충매화는 꽃가루가 공기 중에 잘 날리지 않을 뿐더러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바람에 의해 꽃가루가 날리는 풍매화의 경우에는 대기 중으로 날려진 꽃가루에 의해

코와 기관지가 자극되어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게 되는데 오리나무, 자작나무, 느릅나무, 소나무, 측백나무, 단풍나무, 일본 삼나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야외에서 활동하다 보면 바람을 타고 흰 솜털 같은 것이 날리다가 코나 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꽃가루가 아니고 사시나무나 플라타너스 나무의 종자가 바람에 잘 날리도록 씨털이 붙어있는 것으로 알레르기의 원인은 아니다.

꽃가루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에는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이 있다.

회피요법은 원인 꽃가루를 멀리하는 방법으로 꽃이 피는 시기에는 외출을 피하고, 부득이 외출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며, 창문을 잘 닫아서 꽃가루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방법으로 현실적으로 완전히 회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약물요법은 항히스타민제나 항염증제 등의 경구약제를 사용하거나, 전신적인 작용보다는 국소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기관지흡입제나 비점액 등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은 약제가 많이 개발되어 있으나 약물을 중단할 경우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

회피요법과 약물요법만으로는 치료가 충분치 않거나 근본적인 치료를 원하는 경우에는 꽃가루에 대한 저항성을 키워주는 면역요법을 시행할 수 있으나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임상증상의 정도와 연령, 경제성 등을 고려하여야 하므로 반드시 알레르기내과 전문의와 상의하여야 한다.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에서 1997년부터 2007년까지 10년 동안 관측한 꽃가루 자료를 분석해 ‘꽃가루 달력’을 만들었다고 하니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은 참고해도 좋을 듯하다.

<정지현·제주중앙병원 제1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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