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인재를 만들까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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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봉, 수필가·시인

코로나19가 변종을 거듭하며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인간과의 전쟁에서 현실은 바이러스가 앞서고 있다. 하긴 인간이 알고 있는 미생물의 세계는 1%도 안 된다고 하니 적을 모르는 우리가 이길 확률은 아예 없는 건지도 모른다. 극지방의 혹한과 고온을 견디는 35억 년 전 지구의 첫 생명체를 맞서려니 힘겨운 게 아닐까.

코로나19는 자연의 준 재앙일까, 인재일까. 따뜻한 기온에서 음식물 부패가 빨라지듯 부패세균은 온도가 높으면 급속히 증가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모두가 아는 이유에 더하여 지구 온난화를 부채질해온 인간이 만든 인재가 아닐까. 세균, 세포를 숙주로 삼는 그들의 생존에 도움을 주었으니 당연한 결과다.

미생물 관련 강의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가 6월부터 집중해 재개됐다. 도 교육청을 통해 들어오는 학교 강의로 바삐 차를 몰아야 했다. 방학이라지만 늦은 개학으로 짧은 방학이 돼 버린 8월의 더위와 싸운다.

전자현미경을 빔에 연결하고 배양해 간 세균을 보여준다. 청소년들의 팔, , 손에서 채취한 세균 모습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꼬물대면 경악한다.

세균과 바이러스와의 차이점과 상관관계, 마스크의 올바른 사용법도 알려주고 있다. 특히 우리 주변에서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귤, 매실액, 김치 같은 식품의 살균력도 보여준다.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식품들이 손 소독제보다 뛰어난 살균력을 확인하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진다.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손 소독제의 살균력도 보여준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 사용을 권장하는 것보다 더욱 효과적이다. 그런데 참 난감할 때가 많다. 빔을 통해 스크린에 나타난 바퀴벌레 같은 세균들이 여러 번 시도해도 살균되질 않는다. 어느 초등학교 경우는 전 제품이 살균 효과가 전무했다.

그런 제품들이 적지 않다. 그뿐만 아니다. 동물에게는 피해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살충 효과를 실험했다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해충인 노린재가 쉽게 숨을 놓아 버렸다. 살충 분야엔 나의 무지인지 모르나 문득 가습기 살균제 폐해가 떠올랐다. 실제로 손 소독을 위해 에탄올을 분사하면 기침을 유발한다. 폐에 좋을 리가 없다.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성분함량을 낮춰서 제조하는 얌체 상술도 더러 있을 것이고, 인체에 유해한 값싼 재료를 섞어서 만드는 곳도 있을 것이다. 관의 관리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탄올을 사 물을 섞어 사용하고 있는 곳도 여럿 있었다. 몇 퍼센트 이상이어야 살균력이 있는지, 공기에 노출되면 살균력이 감소하는지, 또는 부작용은 없는지 일반인은 알 수 없다.

효과가 없는 살균제를 바르는 것은 오히려 세균 수를 더 늘린다. 세균이 좋아하는 습한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어른들 말만 믿고 따를 청소년에게 오히려 위험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마스크도 그렇다. 검증된 것도 있지만 호흡하기 비교적 쉽다는 이유로 효과가 미미한 것을 사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 마스크를 사용할 때의 주의 사항 등 관리와 교육이 필요하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인간을 공격할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해야 하지만, 당장 발등의 불이 된 저것들을 이겨야 한다. 하루빨리 백신이 완성되고 자연의 힘이 더하여 예전으로 돌아가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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