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제주 사회의 최대 현안은 단연코 제2공항 건설이다.
2015년 11월 제2공항 후보지가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신산리 일대로 확정된 이후 지금껏 찬반 논란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기존 공항의 수용 능력 확충 여부고, 다른 하나는 부지 선정의 적정성이다.
▲제2공항 건설이 장기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해소 특별위원회와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의 비공개 면담이 도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제2공항 특위가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연구보고서에 대해 연구책임자를 불러 검증을 하자고 요청, 국토부로부터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것이다.
ADPi 보고서가 중요한 이유는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국토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물론 반대 측인 비상도민회의 모두 이 보고서를 찬반 논리의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제주도는 ADPi가 제주공항 수용 능력 증대 방안으로 제시한 총 19개 조건 중 4개 조건은 수용이 어려워 제2공항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원희룡 지사는 이와 관련, 수심 20~50m 정도의 대규모 해양 매립에 따른 환경 파괴, 도두하수처리장 철거·이전, 공항 주변 시가지 과밀 현상과 교통난 등의 문제점을 적시했다.
반면, 비상도민회의는 ADPi가 제주공항의 보조활주로 및 교차활주로의 운영 개선으로 2035년도 정점에 달하는 항공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ADPi 보고서 검증 결과 국토부와 제주도의 주장이 맞더라도 제2공항 문제가 완전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반대 측이 부지 선정 적정성 문제를 들고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반대 측의 입지는 약화될 수밖에 없고, 도민 여론의 추이도 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반대 측 주장이 사실일 때는 아무리 지역발전에 기여하더라도 도민사회 분열을 초래하면서 제2공항을 건설할 필요성은 사라지게 된다.
▲논어 태백편에 ‘사불가이불홍의 임중이도원(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이라는 말이 나온다.
“선비(정책결정자)는 도량이 넓고 의지가 굳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맡은 임무는 막중하고 갈 길은 멀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국토교통부와 제주도가 임중도원의 자세로 제2공항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