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넓히려고 인도 ‘싹뚝’…보행환경 갈수록 열악
차로 넓히려고 인도 ‘싹뚝’…보행환경 갈수록 열악
  • 좌동철 기자
  • 승인 20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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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지구, 노형2지구 등 도시개발지구서 인도 줄여
우회전차로 내기 위해 인도 깎는 사례도 속출
제주시 삼화지구 건주로3길에 있는 인도를 잘라 내 주차공간과 일방통행로를 조성한 모습.
제주시 삼화지구 건주로3길에 있는 인도를 잘라 내 주차공간과 일방통행로를 조성한 모습.

제주특별자치도와 양 행정시가 인도를 줄이고 도로를 넓히면서 보행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12일 제주시 삼양동 삼화지구 번화가인 건주로3길. 제주시는 도로 양쪽 주차와 190m의 일방통행로 지정을 위해 폭 2.5m의 인도를 1.5m로 줄였다.

새로운 택지를 조성한 노형2지구와 이도2지구 등 도시개발지구 역시 차량 통행이 늘어 교통이 혼잡해지면서 인도를 깎고 도로를 넓혔다. 이로 인해 노형2지구 일부 인도 폭은 90cm에 머물고 있다.

제주시는 준공된 지 2년 밖에 안 된 노형중 일대 도로를 확장하기 위해 인도를 절반가량 깎아버렸다.

국토교통부령인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인도 폭은 최소 2m 이상 돼야 하며, 지형 여건이 불가피해도 1.5m를 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기관마다 차량 소통을 우선시 해 인도 폭을 줄여 차로를 만들면서 보행자 안전 중심의 교통정책에 역행하고 있다.

제주시는 제주우편집중국~동산주유소 앞 교차로, 연북로 보건소 입구 4가, 연동 롯데시티호텔 앞 교차로에 교통섬 설치와 좌·우회전 차로를 신설하면서 인도 폭을 절반 이상 줄였다.

남광초등학교와 한마음병원, 노형동 중흥에스클래스 앞 사거리, 롯데마트 앞 연북로 역시 차량 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 우회전 차로를 신설하면서 인도를 깎아냈다.

도내 주요 도로변에서 인도가 좁거나 줄여버리는 사례가 빈번한 이유는 차량 증가로 극심한 교통정체가 이어지면서 운전자 위주의 교통정책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7월 말 현재 도내 등록 차량 중 실제 운행 중인 차량은 39만1587대다. 매년 차량은 증가하지만 도로를 확장할 부지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인도를 내주고 있다.

전국 지자체마다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기 위해 차도를 줄이고 인도를 넓히는 ‘도로 다이어트’ 정책을 펴는 반면, 제주는 거꾸로 걷기가 힘든 거리를 만들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도로변 사유지 가격이 폭등하고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일주도로와 동·서광로, 연삼로, 연북로는 물론 도시개발지구에서 도로 확장을 못하고 있다”며 “교통체증이 심각한 지점에 한해 불가피하게 인도를 줄여 차로를 개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 노형2지구에서 차로를 확보하기 위해 인도를 깎아서 폭이 90㎝에 불과한 모습.​제주시 노형2지구에서 차로를 확보하기 위해 인도를 깎아서 폭이 90㎝에 불과한 모습.
제주시 노형2지구에서 차로를 확보하기 위해 인도를 깎아서 폭이 90㎝에 불과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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