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영 원장 "학대 피해아동 머물고 있어...태풍 올때마다 당번서기도"
제주4·3에 이어 6·25전쟁 당시 가족을 잃어 오갈 데 없는 고아를 돌봤던 제주보육원(원장 강지영) 건물의 노후화로 안전 사각지대에 놓였다.
제주보육원은 도내 최초의 아동양육시설로 1951년 문을 열었다. 삼성혈 인근 공터에 천막을 치고 고아를 돌봤던 제주보육원은 1973년 내도동에 건물을 신축했다.
47년이 된 건물은 벽체마다 균열이 발생했고, 방수공사를 했지만 지금도 빗물이 줄줄 새고 있다.
2007년 9월 태풍 ‘나리’ 내습 당시 보육원 인근 월대천이 범람, 담장이 무너지고 건물 1층이 물에 잠겼다. 당시 80명의 아동이 2층으로 긴급 대피하지 않았다면 인명사고가 날 뻔 했다.
2018년 제주시의 안전진단 결과, 벽체 곳곳에 쩍쩍 금이 가면서 보수로는 유지가 어렵고 건물을 허물어 새로 지어야 한다는 점검 결과가 나왔다.
건물 5동을 새로 짓는 개축 비용은 37억원에 이르고 있다.
제주보육원은 법인 재산을 처분, 12억원을 마련했고 제주시는 공사비 12억5000만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국비 12억5000만원이 제 때 확보되지 않으면서 개축 공사는 지연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오갈 데 없는 55명(남 34명·여 21명)의 아동들의 머물고 있지만 태풍이나 큰 비가 올 경우 침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55명의 아동 중 49명(89%)은 어릴 적부터 부모로부터 상습 학대를 받으면서 이곳에 왔다.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아동들은 제주보육원이 유일한 보금자리다.
강지영 원장은 “10년 전에는 부모의 이혼과 가출 등 가족 해체로 오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학대를 당한 피해아동이 90%를 차지하고 있다”며 “태풍이 올 때면 아이들과 직원 모두 밤새 당번을 서면서 침수에 대비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강 원장은 이어 “태풍 내습 시 건물이 흙탕물에 잠기는 바람에 재산 피해는 물론 보관해 왔던 소중한 자료마저 버려야 했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최근 송재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과의 정책 간담회에서 개축비용으로 국비 12억5000만원을 반영해 줄 것을 건의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아동들의 안전한 보육환경을 위해 2018년부터 보건복지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곳보다 열악한 시설이 많다는 이유로 예산 반영이 안됐다”며 “최근 복지부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오면서 조만간 국비가 확보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948년 4·3당시 6살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부청하씨(78)는 제주보육원에서 성장해 중앙대 사회산업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서울 상록보육원을 운영하며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강지영 원장의 부친 강도아씨(81) 역시 ‘4·3 고아’로 이 보육원 출신이다. 2대 원장과 제주도사회복지협의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사용되어 사각지대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기사를 보다보니 학대로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은데....
좀더 아늑하고 좋은 환경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의원님들 힘좀 팍팍 ... 신경도 파팍.... 관심도 팍팍 가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