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이달봉-숨은 비경…풍광에 탄성이 절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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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읍 봉성리

주 전역에 산재한 360여 개의 오름 중에서 옆에 유명세가 있거나 규모가 큰 오름이 있어 상대적으로 오르미들이나 탐방객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오름들이 있다.

이 같은 오름 상당수는 자신만의 이름도 없이, 옆에 있는 오름 이름에다 족은(작은)’이라는 접두어가 첨부될 뿐이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옆에 서 있는 이달봉(二達峰)도 같은 신세다.

새별오름은 오래전부터 제주들불축제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오름이다.

게다가 오름 바로 코앞까지 주차장과 화장실 등이 잘 갖춰져 있고, 정상까지 누구나 편하게 오를 수 있도록 탐방로가 조성돼 있어 사시사철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바로 인근의 이달봉은 새별오름의 유명세에 가려져 열성적인 오르미들 외에는 찾는 이의 발걸음이 뜸하다. 그나마 이달봉이라는 자신의 이름이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듯 싶다.

이달봉은 이()와 달이 합쳐진 말로, 여기서 은 높다() 또는 산()을 뜻하는 고어로 두개의 높은 봉우리로 이뤄진 오름으로 풀이된다.

이달봉을 가장 쉽게 가는 방법은 새별오름 앞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것.

우선 새별오름 정상에 오른 후 정상 뒤편 오르미들이 다녔던 발자국 흔적을 따라 오름 뒤편으로 하산하면 바로 이달봉 초입이 눈에 들어온다.

새별오름을 많이 찾는 관광객들과 섞이기 싫다면 새별오름을 건너 뛰어 새별오름 왼쪽 끝자락 지점의 시멘트길로 진입, 한림읍 귀덕·수원공동묘지를 지나 10여 분을 걸으면 역시 바로 이달봉 초입이다.

이달봉 입구에서부터 숲이 울창하다. 삼나무와 편백숲 사이로 탐방로가 조성돼 있어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어느 정도 걸으니 빽빽한 편백나무 숲이 끝이 나면서 어느 정도 넓이의 공간이 나온다.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보니 새별오름 뒤편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 사람들이 새별오름 정면에서 오르고 내리기 때문에 새별오름 정면의 억색군락만 보일 뿐 뒤쪽의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다.

걸음을 옮기며 고도를 높일수록 새별오름 뒤에 감춰진 절경이 더욱 뚜렷이 보인다.

이달봉 정상부에서는 새별오름 뿐 아니라 멀리 한라산과 주변의 오름 군락들이 내 품으로 와락 달려들 듯 다가온다.

새별오름의 유명세에 밀려 다소 소외받는 이달봉이지만 경관만큼은 새별오름을 뛰어 넘는다.

정상에는 이달봉 정상을 알리는 소박하고 아담한 표지석과 함께 산불 감시 시설이 있다.

어느 오름이나 산불감시 시설이 설치된 오름은 사통팔달 시선의 막힘이 없이 주위 조망권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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