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함 풀고 편히 쉬세요" 백조일손 영령 제70주기 위령제 봉행
"억울함 풀고 편히 쉬세요" 백조일손 영령 제70주기 위령제 봉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70년 전 옛 일본군 진지 탄약고에서 양민 300여 명 집단 학살...고영우 회장 "후대 위해 역사관 건립 필요"
백조일손 유족들이 25일 위령제에서 분향을 하며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백조일손 유족들이 25일 위령제에서 분향을 하며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백조일손 영령 및 행불영령 제70주기 합동 위령제가 25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있는 백조일손 묘역에서 봉행됐다.

백조일손유족회(회장 고영우)가 주최한 위령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발령에 따라 유족 80명만 참석한 가운데 제례를 올리고 분향에 이어 묘소에 국화꽃을 헌화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고영우 회장은 주제사에서 “불귀의 몸이 되어 구천을 헤매고 있는 영령들은 맺힌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위령제를 봉행한다”며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고,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도록 역사관 건립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당시 모슬포경찰서는 4·3당시 입산(피신)한 경력이 있거나 사상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344명의 양민을 예비 검속했다.

모슬포 주둔군은 그해 7월부터 8월까지 재판 등 법적절차 없이 옛 일본군이 건설한 섯알오름 고사포진지 지하 탄약고에서 예비 검속된 양민 300여 명을 몰아넣고 총기로 집단 학살했다.

군·경은 6년이 지난 1956년 3월에야 학살터에 유족들의 출입을 허용했다. 암매장된 현장에는 시신들이 뒤엉켜 있었다. 166구의 유해는 신원 확인을 통해 수습됐으나 132구는 신원 확인이 어려워 학살현장 인근에 묘역을 조성해 안장했다.

위령 묘비에는 조상은 100명이 넘되 자손은 하나라는 의미로 백조일손지지(百祖一孫之地)라고 새겼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