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讚人生黃昏/虞韻(찬인생황혼/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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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水巖 李昌俊(작시 수암 이창준)

停退逸遊心處無 정퇴일유심처무 퇴임 후 일유하여 마음 둘 곳 없었는데

墾耕消日氣精蘇 간경소일기정소 땅 일구며 소일하니 기와 정이 살아나네/

施肥播種行鋤勉 시비파종행서면 비료 주고 씨 뿌려 부지런히 김맸더니

身困手荒魂靜愉 신곤수황혼정유 몸 지치고 손 거치나 정신안정 즐겁구나/

交友正人論詩律 교우정인론시률 정인군자 벗하여 시율을 논하면서

詠觴流歲五秋逾 영상류세오추유 시 한 수에 한 잔술 보낸 세월 오 년일세/

暫停去世何望欲 잠정거세하망욕 잠시 머물다 갈 세상 무엇을 더 바라리오

晩暮餘生有意輸 만모여생유의수 저물어 가는 남은 인생 의미 있게 보내네/

주요 어휘

逸遊(일유)=하고 싶은 일을 하며 제멋대로 놂 =되살아날 소 =개간할 간 =호미 서 詩律(시율)=시의 음률. 시를 짓는 법칙이나 격식 =잔 상 觴詠(상영)=술을 마시면서 시가를 읆음 =넘을 유. 지나갈 유 晩暮(만모)=저녁. 늘그막

해설

인생의 대부분 세월을 미래의 꿈나무들과 함께하며 내 젊음을 보냈다. 정년이 다가오면서는 아쉬움보다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생활을 그려보며 마냥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퇴임 후 몇 달이 지나면서 일없이 놀며 보내는 생활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평소에 조금씩 가꾸던 텃밭을 좀 더 넓히려고 마음먹었다. 매일 매일 아내랑 둘이서 버려진 땅을 조금씩 일구어 여러 채소들을 키우니 참으로 보람 있고 활기찬 새 삶을 얻었다. 새벽에 한 두 시간 땀 흘리고 나서 샤워 후 하루를 시작하면 몸과 마음이 상쾌하고 가꾼 채소들을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는 재미는 너무 좋다.

그러다가 어느 날 마음으로 존경하는 친한 지인의 안내로 한시(漢詩) 모임에 동참하게 되었다. 정인군자(正人君子)들과 담소하며 창작시를 내어놓아 평가받고 한 잔 술에 세상사, 인생사를 논하니 이보다 더 진한 노후 생활이 어디에 있을까? 아름다운 인생 황혼이라 자평하며 칠언율로 한 수 지어보았다. <해설 수암 이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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