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전성기 토번 왕조의 수도이자 불교의 성지
티베트 전성기 토번 왕조의 수도이자 불교의 성지
  • 제주일보
  • 승인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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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라싸
서쪽 장족’의 땅…中 자치구 속해
도심 트레킹 현지문화 색다른 경험
육신을 혹사하며 향하는 조캉사원
성지 중의 성지, 라싸의 랜드마크
겨울궁전 포탈라궁, 요새처럼 솟아
시짱박물관·바코르 광장 등 명소
라싸를 대표하는 포탈라궁. 해발 3600m 홍산 기슭 마포일산 위에 달라이라마 5세가 건립한 궁전.

중국에 속한 오늘날 티베트의 행정 명칭은 시짱(西藏) 자치구다. ‘서쪽의 장족즉 서티베트 인들의 땅이란 뜻이다. 1950년 마오쩌둥 군

이 티베트를 침공해 점령하면서 동서로 두 동강을 내버렸고 서쪽만 티베트로 간주한 것이다. 나머지 절반인 동티베트 땅은 다시 네 갈래로 쪼개져 쓰촨, 윈난, 깐쑤, 칭하이 4개 성의 일부로 각각 편입됐다.

티베트는 13세기 초 몽고에 점령된 이후 원, , 청에 이르기까지 700년간 중국의 직간접 지배를 받았다. 1911년 청나라가 멸망하면서

독립을 선언했으나, 마오쩌둥의 공산당 정부에 의해 다시 합병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역사상 티베트의 전성기는 7세기 때 손첸감포(松贊干布)가 라싸를 수도로 삼아 토번(吐蕃) 왕조를 건립한 시기였다. 당나라 수도 장안

을 위협할 정도로 그 위세가 대단했기에 당 태종 이세민은 문성공주를 시집보내어 토번국과의 화친을 도모했다.

이 혼인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불교의 전래였다. 독실한 불자였던 문성공주는 토번으로 시집가면서 다수의 불상과 경전과 불탑 등을

가져갔고, 토번국 왕비로 사는 동안 많은 사찰을 지으며 불교 전파에 힘을 쏟았던 것이다.

티베트인들이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성지인 조캉사원에서 오체투지를 하고 있는 현지인 순례객들.

티베트 여행에서는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삼보일배로 나아가는 오체투지 현지인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오체투지는 티베트인들의 신앙심과 내세관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그들이 육신을 혹사하며 수개월 동안 향하는 곳이 대개는 라싸의 조캉사원이다. 티베트인들이 평생에 한 번은 꼭 찾아가야만 하는 성지 중의 성지요, 라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조캉 사원을 시작으로 라싸 시내 명소들을 걸어서 둘러본 후 다시 조캉 사원으로 회귀하는 도심 트레킹은 티베트 문화와 만나는 색다른 경험이 된다. 조캉 사원을 출발하여 라모체 사원, 세라 사원, 포탈라궁, 해방 기념비, 노블링카, 티베트 박물관, 바코르 광장, 그리곤 조캉 사원 순으로 돌아오는 동선이면 피상적이나마 라싸를 두루 섭렵하는 셈이 된다. 트레킹 총거리는 25지만 명소 체류 시간을 감안하면 느긋이 사흘이면 좋고 서두르면 이틀에도 가능하겠다.

포탈라궁에서 내려다보는 라싸 시내 전경.
포탈라궁에서 내려다보는 라싸 시내 전경.

라싸를 처음 방문한 이들은 포탈라궁을 가장 많이 찾지만 성지라기보다는 관광지에 가깝다. 그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티베트인들이

가장 많이 찾고 가장 성스러워하는 곳은 조캉사원이다. 당나라 문성공주가 손첸캄포 왕에게 시집올 때 가져온 불상이 1400년 동안 보존 되어온, 티베트 불교의 본산이다. 사원 내부는 물론 사원 바깥도 한 손에 염주를 굴리며 사원 주위를 도는 현지인 순례자들로 늘 붐빈다.

라모체 사원에는 네팔의 브리쿠티 공주가 손첸캄포에게 시집올 때 가져온 불상이 보존되어 있다. 원래는 조캉 사원에 보존되었으나 손

첸캄포가 죽은 뒤 문성공주가 자신의 불상을 조캉 사원으로 옮기면서 네팔 공주 불상은 라모체 사원으로 옮겨진 것이다.

조캉 사원에서 북쪽 5지점에 위치한 세라사원은 승려들의 교육과 불경 연구를 위한 사원이다. 티베트 불교의 주류인 겔룩파의 라싸

3대 사원 중 하나다. 나머지 둘인 간덴 사원과 드레풍 사원은 거리가 멀어 트레킹으로는 적합지 않다. 7세기에 지어진 조캉 사원이나 라모체 사원과는 달리 셋 모두 15세기 이후에 건립되었다. 세라 사원에선 오후에 한 시간 동안 실시되는 최라(chora, 辯經)가 여행객들에게 특히 볼거리다. 수십 명의 승려들이 사원 안뜰에 앉거나 서서 격한 제스처를 써가며 교리문답을 벌이는 유명한 토론장이다.

내면의 역사성으론 조캉 사원이 티베트를 대표하나 외부적으론 포탈라궁이 라싸의 상징으로 인식된다. 핍박받는 달라이 라마의 궁전이라는 사실과 요새처럼 높이 솟은 특이한 외양과 규모 때문이다. 7세기 손첸감포가 문성공주를 왕비로 맞으며 지었던 홍산 궁전 자리에 17세기 때 5대 달라이 라마가 지었다. 종교의식을 행하던 홍궁(紅宮)과 달라이 라마가 정사를 돌보던 백궁(白宮)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황금탑 등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들이 궁을 메우고 있다.

포탈라궁과 자치정부 청사 건물 사이 광장에는 거대한 탑이 하나 높이 솟아 있다. 1950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라싸를 점령한 걸 기념

하여 세웠다. ‘화평(和平) 해방(解放) 기념비라는 이름은 티베트 민족을 중국이 해방시켰다는, 점령군 특유의 왜곡 표현이다.

해방 기념비에서 메인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2.5이동하면 노블링카다. 몸이 허약했던 7대 달라이 라마가 치료와 휴양 차 숲이 우거진저지대에 별장을 지은 것이다. 역대 달라이 라마들이 겨울엔 포탈라궁에서 지내고 여름엔 노블링카로 옮겨서 더위를 식혔기에, 포탈라궁은 겨울궁전, 노블링카는 여름궁전으로 불리기도 한다.

시짱박물관은 노블링카 인근에 현대식 건물로 지어진 티베트 전통 박물관이다. 중국 정부가 지은 만큼 티베트가 중국 영토임을 은연중

과시하는 분위기가 많이 느껴진다. 한족인 문성공주의 황금빛 청동 좌상이 실물 크기로 특히 화려하고 아름답게 전시되어 있다.

조캉 사원 앞 광장은 바코르 광장이라고도 불린다. 조캉 사원을 둘러싸는 도로가 팔각형이라 붙여진 이름이 바코르, 팔각로(八角路)

. 라싸에서 가장 많이 붐비는 구도심이다.

<·사진=이영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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