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을에 웬 날벼락이”…제주 게하發 코로나 확산에 주민 불안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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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남원읍 태흥리 일대 텅 비며 적막감 감돌아
주민들, 외부인 보이자 자리 피하는 등 극도로 경계
인근 식당도 울상…타지역 게하 인근 주민도 노심초사
루프탑정원 전경
루프탑정원 전경

“그쪽으로 가시면 안 돼요!”

지난 29일 낮 12시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마을 안길에 있는 루프탑정원 앞.

이곳 입구에 들어서려던 찰나, 한 마을 주민이 다급한 목소리로 이같이 외쳤다.

이 주민은 “여기서 코로나 확진자가 여럿 나왔다. 근처에는 가지도 말라”는 말을 남긴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루프탑정원은 제주지역 게스트하우스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n차 감염 고리가 퍼지기 시작한 곳이다.

 

루프탑정원 마당 한편에 놓여 있는 빈 와인병들
루프탑정원 마당 한편에 놓여 있는 빈 와인병들

현재까지 4명의 확진자가 나온 루프탑정원 주변은 사람들과 마주치기 어려울 정도로 적막감이 감돌았다.

게스트하우스 출입문에는 일시 폐쇄됐음을 알리는 안내문과 함께 집합금지 명령서가 붙어 있었다. 

마당 한편에는 파티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빈 와인병 수십 개가 놓여 있었다. 

이곳 게스트하우스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거의 매일 밤마다 와인 파티를 벌여왔다.

게스트하우스 1층에 불이 켜져 있기는 했지만,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루프탑정원 출입문에 일시 폐쇄 안내문과 집합금지 명령서가 붙어 있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간간이 보이던 주민들은 외부인을 보자 집 안으로 들어가는 등 극도의 경계심을 보였다.

주민 A씨(70)는 “이곳 게스트하우스도 그렇고, 근처에 있는 다른 게스트하우스에서도 밤마다 술판을 벌이고 있다”면서 “언젠가는 이 사달이 날 줄 알았다. 왜 하필 이런 시골 골목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가지고…”라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게스트하우스 인근 태흥초등학교 앞 거리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주말 낮임에도 사람 1명 찾아보기 힘들만큼 거리는 텅 비어 있었고, 도로를 지나는 차량마저 보이지 않으면서 마치 ‘유령 마을’을 연상케 했다.

인근의 한 식당 관계자는 “가뜩이나 힘든데, 코로나로 손님이 더 줄어 환장할 지경”이라며 “명절도 얼마 안 남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루프탑정원 주변 모습. 인적이 끊겨 한산하다.
루프탑정원 주변 모습. 인적이 끊겨 한산하다.
루프탑정원 주변 모습. 인적이 끊겨 한산하다.
루프탑정원 주변 모습. 인적이 끊겨 한산하다.

남원읍 게스트하우스발 ‘n차 감염’ 확산세에 파티를 열어 손님을 끌어모으는 도내 게스트하우스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기는 마찬가지다.

제주시 애월읍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35)는 “가게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도 밤마다 술 파티가 열린다. 인근 주민들도 남원읍 게스트하우스처럼 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게스트하우스 등지에서 10인 이상 파티를 금지하는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졌지만, 분명히 어디선가 몰래 집단 파티를 여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 꼼수를 부리지 못하도록 행정에서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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