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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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병원 심장내과 성충실 과장

최근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존율이 더 높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요즘 코로나19 지역감염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만큼, 이런 관련 기사를 관심 있게 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기사에서 쟁점이 된 약제는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제 차단제입니다. 이전에 중국 의학계에서 이 약제를 복용하면 코로나19에 더 위험할 수 있다는 논문을 내서 논란이 됐었는데, 이번에는 이 두 약제의 복용이 코로나19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온 겁니다. 영국의 이스트 앵글리아대학 의대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보면, 두 약제를 복용 중인 코로나19 환자는 증상이 악화되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다른 환자에 비해 3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물론 이 약제가 코로나19를 개선시킨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감염 전부터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었다면 복용을 유지하는 게 좋다는 의미로 보면 됩니다. 고혈압약을 써서 얻는 이득이 복용을 멈추거나 약제를 바꾸는 데 따르는 위험보다 크다는 거죠. 실제로 통계를 보면 국내 코로나19로 사망자 301명 중에서 무려 227명이 심근경색이나 고혈압 같은 순환기 계통의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습니다. 고혈압약 복용을 유지해서 고혈압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관점으로 접근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건강검진 결과 혈압이 높게 나와도 약을 한 번 먹으면 계속 먹어야 한다면서 치료를 안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약을 먹는 것 자체에 막연히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인데요. 고혈압 진단은 수축기 혈압이 120미만이고 이완기 혈압이 80미만일 때를 정상, 수축기 혈압이 140에서 159거나 이완기 혈압이 90에서 99 사이일 때를 1단계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정상과 1단계 고혈압 사이의 경계성 고혈압이나 1단계 고혈압에는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혈압상태를 평가하고 조절 여부에 따라 필요한 경우 약물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병원에 왔을 때만 혈압이 높게 나타나는 백의 고혈압이나 혈압이 실제보다 높게 측정되는 가성고혈압은 아닌지에 대한 판단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160100 이상으로 혈압이 매우 높다거나, 비교적 혈압이 낮아도 위험요인이 있다면, 약물치료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고혈압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약물 치료가 필요한 단계인지, 생활 습관 개선으로 조절을 해도 괜찮은 단계인지 확인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고혈압에 대한 위험요인이 있다면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고혈압의 위험요인에는 크게 환자가 조절할 수 없는 나이나 유전 같은 위험요인과, 환자분들이 조절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비만입니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고혈압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흡연은 직접 혈압을 높이지는 않지만 혈관을 딱딱하게 만드는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또 필요 이상의 염분 섭취, 과도한 스트레스 등도 혈압을 올리는 원인입니다.

비만인 사람이 체중을 5kg 정도 감량한다면, 수축기 혈압이 10에서 이완기 혈압이 5정도 낮아집니다. 이렇게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을 개선해 나간다면, 약물치료의 효과가 높아지고, 약물치료 없이도 적정 혈압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분명한 건 고혈압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적절한 치료로 조절을 해야 심장, , 신장 등 장기의 손상과 뇌졸중,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운동을 잘해오던 분들도 헬스장이나 운동장을 가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감염병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음식도 더 짜게 먹고 흡연이나 음주에 의존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약을 먹어도 혈압 조절이 잘 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홈트레이닝처럼 집에서 운동할 수 있는 방법도 있고, 배달음식을 덜 먹는다거나, 직접 만든 음식에는 소금 간을 덜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은 충분히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건강관리를 하기가 쉽지 않지만,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고혈압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건강한 방법들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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