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가을태풍에 농가들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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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태풍으로 침수된 밭에 물이 빠지지 않았는데 또 태풍이라니….”

잇따른 태풍으로 도내 다수 농지가 침수 피해를 입은 가운데 또다시 빗줄기가 쏟아지면서 농심이 타들어가고 있다.

농작물 파종 작업이 지연되는데다 태풍이 몰고 온 병해충을 예방하기 위한 방제 비용도 농가에 적지않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6일 제주특별자치도와 도내 농가 등에 따르면 제8호 태풍 ‘바비’와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강타하며 파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월동무, 감자, 마늘, 브로콜리, 당근, 양배추 등이 강풍과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2개의 태풍이 휩쓸고 간 제주에 또다시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간접 영향으로 빗줄기가 쏟아지면서 파종과 정식이 끝난 일부 농작물은 생육 상태가 좋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마늘의 경우 서귀포시 대정읍을 중심으로 지난 7월 중순 파종이 시작됐지만 태풍으로 인해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흙이 적당한 건조 상태가 돼야 마늘 종자가 썩지 않기 때문에 물이 빠진 후 최소한 10일은 넘어야 파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양배추와 브로콜리, 적채의 경우 조생종은 대부분 정식이 끝났지만 중·만생종은 아직도 정식해야 할 밭이 많이 남아있고 비트도 정식 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밭에 고인 물이 빠질 날만 기다리던 농민들은 또다시 태풍 소식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시기에 맞춰 제때에 파종하지 못하면 중량이 덜 나가는 등 상품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강모씨(63)는 “잇따른 태풍으로 시설하우스가 파손되고 마늘밭이 침수된 곳이 많다”며 “마늘인 경우 파종이 늦어지면 수확할 때 무게가 덜 나가기 때문에 농가들이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감귤농가들도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연이은 가을태풍이 동반한 강풍과 폭우로 열매가 많이 떨어지는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검은점무늬병, 궤양병, 볼록총채벌레 등 각종 병해충 방제를 위해 수시로 농약 살포를 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제주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계속되는 태풍으로 밭작물 파종 및 정식 작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배수로 정비 등에 만전을 기하고 감귤의 경우 병해충 방제 시기를 놓치면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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