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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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김치찌개. 만들기도 어렵지 않다. 맛도 칼칼하고 시원해 해장용으로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며칠 전에 김치찌개를 만들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김치찌개가 거의 만들어질 무렵, 달걀 1개를 넣자고 마음먹었다.

펄펄 꿇는 김치찌개 위에서 달걀 1개를 깨 넣는 순간, 달걀에서 썩은 냄새가 확 풍겼다.

아뿔사. 제주말로 달걀이 고린(상한) 것이었다. 달걀 특유의 점액질이 아니라 맹물처럼 엷은 액체가 김치찌개에 뿌려졌다.

“왜 달걀을 넣으려고 마음을 먹었나”하고 후회가 밀려왔다.

또한 “달걀을 깨서 바로 김치찌개에 넣지 말고 접시나 작은 그릇에 먼저 넣었다면 상한 달걀을 김치찌개에 넣지 않을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주의한 달걀 1개 때문에 김치찌개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

김치와 돼지고기, 그리고 김치찌개를 만들려는 나의 정성이 쓰레기가 된 것이다.

사실 상한 달걀을 보는 것도 수 십 년 만이다.

마트에서 산 달걀들 중에서 상한 달걀을 보는 게 이상할 정도다.

그래도 가끔 이런 일이 있는 것이다.

이 일 때문에 앞으로 달걀을 깰 때에는 접시나 작은 그릇에 먼저 넣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나쁜 경험이 나에게 꼼꼼함을 선물한 셈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이 있다. 문제점이나 불가사의한 요소가 세부 사항에 있다는 뜻이다

세부사항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가진 ‘신은 디테일에 있다’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예전에 새로 산 옷을 입다보면 단추 실밥이 쉽게 풀어진 경험을 한 적이 많다. 그러면 내가 새로 단추를 달아야 한다. 짜증이 나는 것이다. 새 옷의 가치가 뚝 떨어지는 느낌이다. 역시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정책도 꼼꼼하지 못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완화했다가 확진자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또 거리두기 기준을 강화하는 등 우왕좌왕하고 있다. 혈장치료제나 혹은 항체치료제가 만들어지거나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엄격할 필요가 있다.

활발한 경제 활동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생명이다.

정부의 정책에 사람의 목숨이 달려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디테일에 신도 있고, 악마도 있다. 정부는 누구를 선택할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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