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환생
  • 제주일보
  • 승인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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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죽은 이들과는 질문과 답을 하는 것이 아닌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서럽고 억울하다는 신세 한탄에는 그럴 수 있다고 위로를 하고 부탁은 주고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찾아준 이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고맙다는 인사가 마무리다

깨끗한 삶을 살았다면 부드러운 목소리에 미소 띤 얼굴이지만 가슴에 한을 남겼다면 욕설은 기본이요, 호시탐탐 저주의 흔적을 남기려 애쓴다. 반드시 피해야만 했을 만남에도 이유가 있고 미움으로 등 돌린 사이와도 운명이라는 정해진 틀 범주 안에 있다. 모든 것은 나로 인한 시작이고 돌려받는 대가 역시 내가 감당해야 할 숙제이다

조심스러운 연락은 침묵으로 이어졌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어울리겠다고 짐작을 하고 있는데 깊은 한숨과 함께 혼자만의 고민이 있단다

가진 게 적었지만 교육자 집안의 장녀로 태어나 모범생이었고 친구들의 시샘과 질투의 대상이었단다. 돋보이는 외모로 배우를 해보자는 권유로 있었지만 어릴 적 막연했던 꿈이 의사였기에 명문대 의대에 합격했단다

공부에 재미가 붙어 이성 교제는 아직은 사치라고 생각해 미루고 있었는데 시어머니 되실 분의 눈에 띄어 졸업 이전에 서둘러 결혼을 했단다. 그 당시에도 극성이라고 소문이 나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혹독한 시집살이가 기다리고 있었단다. 부부 생활에 간섭은 물론 의심이 거의 집착 수준이란다. 은근히 무시하고 트집을 잡으려는 모함은 하늘의 별처럼 많았단다

매일 보따리를 쌌지만 친정어머니의 완곡한 반대에 주저앉아 보낸 세월이 근 40년이란다. 그런데 불쑥 나오는 화는 참기 어려운 상태이고 이제는 복수를 하고 싶단다. 돈에 구애 없이 할 수 있는 방법을 다해달란다

공감은 가지만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시원스러운 대답은 내일로 미루자고 하고 돌려보냈는데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꿈을 꿨고 부연 설명을 듣고 싶단다. 장면이 너무나 선명하단다

자신은 권세가의 부인이고 누구를 향해 고성을 지르고 있는데 이는 짜인 계획이었단다. 마당에 무릎을 꿇고 연신 잘못했다, 살려달라고 빌고 있는 여인네는 지금의 시어머니란다. 깜짝 놀라서 깨어났단다

업장이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고 여러 번 반복되는 과정이다. 남의 탓을 하기 이전에 반성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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