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그린 뉴딜과 제주형 그린 뉴딜
한국형 그린 뉴딜과 제주형 그린 뉴딜
  • 제주일보
  • 승인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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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린, 제주대학교 전산통계학과 교수/논설위원

정부는 지난 7월 14일 한국형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였다. 한국형 뉴딜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침체된 경기 회복을 위해 마련한 국가 프로젝트이다. 앞으로 2025년까지 그린 뉴딜, 디지털 뉴딜, 안전망 강화 세 개를 축으로 분야별 투자 및 일자리 창출 사업이 추진된다. 그린 뉴딜 사업에 73.4조 원을 투입해서 65.9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디지털 뉴딜에 58.2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서 90.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그린 뉴딜에서 그린은 환경을 보호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녹색산업을 의미한다. 그린 뉴딜 정책의 목적은 녹색산업을 육성하면서 동시에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추어서 제주는 어떤 사업들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제주도가 직면하고 있는 녹색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전국적인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기가 용이할 것이다.

제주도는 CFI2030(Carbon Free Island by 2030)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부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여왔다. 선도적인 역할을 하다 보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선도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문제가 재생에너지 Curtailment(출력제한) 문제다. 전력망은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전력망의 용량 이상으로 발전하면 전송을 할 수 없어서 발전을 멈춰야 한다. 제주도에 설치되고 있는 풍력, 태양광 발전의 양이 늘면서 강제로 발전을 차단하는 출력제한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2015년에 3회에 불과했던 풍력발전 출력제한이 2019년에는 46회로 증가했고, 올해는 4월까지만 34회가 발생했다. 앞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늘면서 이 출력제한 횟수도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다.

사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강제적인 출력제한 때문에 손실을 보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현재는 출력제한을 하더라도 손실을 보전해 줄 수 있는 보상장치가 부족하다. 독일의 경우를 참고해서 출력제한에 대한 보상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린 뉴딜이 추진되는 지금이 적기일 것이다. 이런 보상장치가 있어야 사업자들이 안심하고 투자를 할 수 있고, 기업의 투자가 있어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주의 출력제한 문제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제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14.4%이다. 우리나라 전체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현재 8% 정도지만 2030년까지 20%로 늘릴 계획이다. 그때가 되면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문제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제주의 당면문제가 국가의 미래문제인 셈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여러 가지 방안들을 생각할 수 있다. 육지와 제주를 연결하는 쌍방향 해저 연계선 구축을 통해서 제주의 잉여 발전량을 육지로 역전송하는 방법(현재 20만kW 용량의 제3 연계선을 계획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를 구축해서 전송할 수 없는 전력을 저장장치에 저장했다가 사용하는 방법, 잉여 발전으로 전기차를 충전하고 전기차의 전력을 필요한 경우에 거꾸로 뽑아서 쓰는 V2G(Vehicle to Grid) 전기차의 활성화 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 모두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한다. 지금이 기회다. 한국형 뉴딜 예산 확보를 통해서 제주의 당면문제를 해결하고, 제주의 당면 문제해결이 향후 우리나라의 미래문제 해결이 되는 그런 제주형 뉴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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