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여문영아리오름-신령스러운 여인이 머리를 푼 자태
(98)여문영아리오름-신령스러운 여인이 머리를 푼 자태
  • 조문욱 기자
  • 승인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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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선면 가시리

물이 고여있지 않은 신령스러운 산. 바로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여문영아리오름이다.

여문(여물다의 관형형)과 영(), 만주어로 산()을 뜻하는 아리가 합쳐진 이름, 여문영아리.

신령스러운 여인이 머리를 풀고 앉아 있는 모습이라 해서 영아악(靈娥岳), 또는 신령스런 산이란 뜻으로 영아악(靈峨岳)으로도 불린다.

바로 인근에는 물영아리오름이 자리해 있다.

현재의 행정구역상으로 물영아리오름은 남원읍 수망리, 여문영아리는 표선면 가시리.

표선면과 남원읍으로 행정구역이 나눠져 있기는 하지만 바로 이웃해 있고, ‘영아리라는 공통적인 이름이 있어 마치 형제와 같다.

수망리의 물영아리오름은 오름 굼부리에 물이 고여 있어 물영아리, 가시리 여문영아리 굼부리는 물이 없어 여문영아리오름이다.

여문영아리오름은 남조로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정상을 밟을 수 있다.

남조로변 사려니숲길 입구와 물영아리오름 주차장 중간지점에 목장이 있는데, 이 목장 주변 적당한 곳에 주차한 후 목장 맞은편 시멘트길로 접어들면 여문영아리오름 기슭이다.

시멘트길로 10여분 남짓 걷다가 산체가 보이고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여문영아리오름 안내판과 함께 초입이 눈에 들어온다.

여문영아리는 표고 514m, 비고 134m, 새별오름(비고 119m)보다 큰 제법 규모 있는 오름이다.

초반부는 소나무숲으로 이뤄져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다소 지루할 법도 하지만 주변에 온갖 새들의 노랫소리가 두 다리에 힘을 실어 준다. 새들의 지저귐을 응원가 삼이 걷다보면 어느새 정상.

친환경매트나 목재계단 등의 인공적인 요소는 없다. 여문영아리가 태초에 생겨날 때부터의 자연 그대로의 길이다. 흙길이 다소 미끄럽기는 해도 자연미가 있어서 더욱 좋다.

정상에서면 동쪽으로는 큰사슴이오름(대록산), 작은사슴이 오름을 비롯해 일출봉까지 주변 오름 군락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는 한라산과 한란산 백록담이 거느린 크고 작은 오름들이 내 품으로 와락하고 달려들 듯 하다.

정상에서 차 한 잔과 함께 주변 절경을 감상한 후 하산. 하산은 걸어 왔던 길을 뒤로하고 맞은편으로.

가보지 못했던 길을 걸으며 어떤 풍경이 나올 건인가하는 기대감에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보다는 무조건 직진.

맞은편으로 내려서니 역시 드넓은 대지가 펼쳐지면서 주변이 온통 억새물결이다. 원점으로 회귀하는데 다소 시간이 소요됐지만 역시 자연은 자신에게 발품을 판만큼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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