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제정
학생인권조례 제정
  • 제주일보
  • 승인 202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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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동화작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는 어떤 가치보다 소중하며, 인권 또한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사회주의를 싫어하는 것도 자유가 없기 때문이며 인권을 존중하지 않아서이다. 학생들의 인권이 소중하다는 건 누구나 안다.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 한 순간 분별력 미흡으로 반사회적 행동을 하거나 범죄 경력이 있을지라도 인격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학창시절에 교사나 친구들로부터 체벌을 당하거나 무시, 희롱 등 나쁜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을 듯하다. 체벌이 일제교육의 잔재라고 하지만 조선시대에도 훈장은 학동들을 체벌하면서 가르쳤기에 교직생활을 ‘교편을 잡는다’라는 말이 나왔다. 체벌이 단기간에 학생들의 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편이기에 오랫동안 교육현장에서 일상화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국가인권위원회법 등에 학생의 인권을 보호할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 체벌이 사라졌다.

최근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신문, 방송에서 보았다. 학교교육과정에 인간으로서의 가치,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을 주장하며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교육공동체가 학생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제정하려는 학생인권조례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학생의 권리가 강조되면서 교직원에게 부여되는 의무가 상대적으로 많아 교육현장의 혼란이 예상되고, 교육 활동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이 들었다. 교사의 지도력이 좌절되면 교육환경의 혼란, 교권침해 등이 일어나 교육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그 피해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돌아갈 것 같다.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의무는 작고, 권리는 확대된 반면 교직원과 교육청, 설립자에게는 과대한 의무가 주어져서 형평성에도 문제가 크다. 젠더교육, 학칙개정, 정치참여, 학교운영 참여뿐만 아니라 도교육청 교육정책결정과정,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 학생인권옹호관 신설 등 학생의 권리를 지나치게 권장하고 있어 교육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후, 징계가 두려운 교직원들은 학생지도를 포기하고 방임으로 대처할 듯하며 생활지도가 불가능하여 교실붕괴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교원의 인권과 교육권 및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장치가 교권인데, 교권이 무너지면 바람직한 교육은 기대할 수 없다. 임신 출산이 자유로운 나라들처럼 여학생들의 성적 자기주체성에는 찬동할 수 있다하더라도 학교현장의 혼란은 누가 책임지나.

사람은 이기적이라 자기 입장에서 사물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인권을 주장하는 사회단체나 학생들의 입장과 교육현장의 혼란과 교권의 침해를 두려워하는 교원과 교원단체, 학부모단체의 입장은 모두 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떤 결정이 더 교육적이며, 학교현장을 보호하고, 학생들의 미래를 보장하는 제도인가 하는 점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현재의 제도와 법으로도 학생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데, 교육현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어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을 고려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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