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新秋有感/陽韻(신추유감/양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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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歸之軒 金淳宅(작시 귀지헌 김순택)

金正知儀虐暑藏 금정지의학서장 가을신이 절서 살펴 모진 더위 감추니

初檠燈火可新凉 초경등화가신량 서늘한 첫 등불에 독서하기 좋구나/

頻吟集句輸贏較 빈음집구수영교 글귀 모아 자주 읊어 승부를 겨누다가

熾疫休停寂會堂 치역휴정적회당 코로나로 쉬게 되니 모임방이 쓸쓸하네/

例不相寬今作詔 예불상관금작조 통금 조칙에 상관할 바 아니지만

期機戒愼以工當 기기계신이공당 몸 닦을 기회 삼아 공부에 매진하리/

朝朝露得霜飛鏡 조조로득상비경 아침마다 이슬 맺고 거울 속엔 서리 날려

暮暮松風紀慨慷 모모송풍기개강 저녁의 솔바람은 긴 세월의 회포라네/

주요 어휘

金正(금정)=가을의 신(秋神), 가을 차례(節序)와 진행을 관장한다 ()=등잔걸이. 등불. 등경(燈檠) 燈火(등화)=등화가친(燈火可親), 즉 독서의 계절 戒愼(계신)=중용에 나오는 계신공구(戒愼恐懼)의 약어. 경계하고 삼가며 조심하는 자세는 학자가 명심할 일(學者之事)이라는 것 例不相寬(예불상관)=하는 짓이 서로 관대하지 않다는 뜻으로, ‘매정스럽게라 푼다 作詔(작조)=나라에서 조칙을 내리다. 요새는 집회를 금지하는 조치가 내려와 있다 輸贏(수영)=이김과 짐. 승부(勝負) 熾疫(치역)=여역(癘疫, 코로나)이 치성하다 霜飛鏡(상비경)=거울을 보니 머리털이 서리처럼 하얗다는 뜻 ()=100. 긴 세월 ()=(강개).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정의심(正義心)이 복받치어 슬퍼하고 한탄함

해설

코로나 사태로 말미암아 재택근무, 집회금지, 거리두기 등 사회문화적 현상이 매정스럽게 비대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리 시회(詩會)의 정기모임도 풀리기를 기다리다보니 장기방학으로 이어져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참이다. 그러나 한역 생각하면 전화위복(轉禍爲福)이니 지금이야말로 참다운 공부의 기회요 독신(獨愼)할 때라는 생각이다. 더구나 신량(新涼)은 여름이 다하고 가을이 시작될 무렵의 서늘한 기운을 말하는데, 지금은 등화가친(燈火可親)이라고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다. 아침 이슬은 잠깐이지만 저녁에 부는 솔바람은 한 세기의 회포를 축약한다고 할 수 있다. <해설 귀지헌 김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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