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인가, 기회인가 그 기로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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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한국예총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회장

제주예총 33대 회장으로 선출되고 200일 정도가 흘렀다.

그동안 도내 예술인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코로나19로 무력해진 현실의 안타까움이다. 코로나19 앞에 예술인들은 관객 앞에서 그들의 예술세계를 표현할 기회를 잃었다. 비단 제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임기 첫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환경을 맞아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제주 예술인들의 수장으로서 각오도, 나름대로의 계획도 맥없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참고할 수 있는 사례도 없거니와 코로나19로 행사 개최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 막연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제주예술의 산역사인 탐라문화제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 아니 어떻게 치러내야 할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였다.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고, 개최가 확정된 시점에서는 준비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추진위원회의를 오프라인에서 한 번, 온라인으로 한 번 열어서 기획부터 긴급한 사안까지 다뤘다. 추진위원들은 온라인 회의 경험이 많지 않아 회의 진행이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궁하면 통한다고 추진위원들의 여러 노력 끝에 적응을 하고 표결을 통한 의사결정까지 해냈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모범적인 방역 국가로 적은 환자 수와 IT 기술을 통한 효율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 덕분에 탐라문화제 진행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생각하다. 불행 중 다행이고 감사히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환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의료진이 마비되고, 죽음을 곁에서 흔하게 보고 있기에, 그래서 이런 모범적인 방역 위에 찬물을 뿌리지 않고, 예술인들의 힘든 시간을 돌파할 계기로 만들어야겠다는 큰 책임감을 시시각각 피부로 느끼고 있다.

위태로운 위기상황이다, 그리고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는 공포와 포기만을 강요하고 있지 않다.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함께 가져오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예술인들은 어떤 결정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신속하게 내릴 수 있는가? 얼마나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절차로 해결책을 만드는가? 어떻게 관객들과 만날 것인가? 등등. 과거에는 생각조차 할 필요 없던 문제들을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 이런 것들이 위기를 진짜 기회로 만든다.

이번 59회 탐라문화제는 코로나19시대 축제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예술인들의 힘든 시간을 넘어설 돌파구를 모색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며칠 전부터 찾아가는 탐라문화제로 소규모 오프라인 공연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콘텐츠를 선보이며,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시작을 알렸다.

제주예총과 제주의 예술인들은 ‘위기가 기회’라는 확신을 두고 끝까지 방역에 최선을 다하며 탐라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에 맞춘 슬기로운 예술인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이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도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절실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예술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는 예술인의 열정에 박수와 격려를 부탁드린다.

우리 예술인들 또한 늘 고민하며 도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 나갈 것임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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