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근간과 연결되어 있는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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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전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우리는 눈을 감고 있을 때나 깜깜한 어둠 속에 있을 때, 또는 상념에 빠져있는순간에도 색채 이미지를 머리 속에 떠올릴 수 있다. 그런 만큼 현대인의 삶에서 색채심리학, 색채치료, 색채상품학 등의 분야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렇지만 그 자체로 너무나 분명하고 뚜렷한 것이였어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색채를 거의 의식하지 못한다. 보통 색채가 펼쳐 보이는 광경은 무의식 속에서 눈앞을 차례로 스쳐 지난간다.

그 순간이 찰나에 지나지 않더라도 실제로는 색채의 이미지 일부나 잔상이 의식에 남는다. 그것이 사람을 흥분시키거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 사람이 지닌 색채 감각이나 특별히 선호하는 색은 작품을 평가하고 상품을 선택할 때뿐 아니라 여가생활과 정신건강 등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색채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색채를 의식하고 알아나가는 가운데 예술감상 행위와 상품 구입이 이루어지고 때로는 대자연과 교감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색채는 자연∙예술∙사회∙생산∙유통∙소비∙취미∙심리 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범세계적인 주제로 현대사회의 근간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색채의 배후에는 장대한 대우주가 펼쳐져 있고, 색채론은 바로 이 대우주와 인간이라는 소우주의 관계를 포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색채론은 결국 인간탐구 그 자체이자 철학 명제를 지닌 주제라고 말할 수 있다.

색채론에 대입할 수 있는 접근법은 다양하지만 1) 사회적, 2) 문화사적, 3) 미학적, 4) 심리학적 측면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이들의 접근법이 상호간에 관련있는 부분도 있어 어느 정도 영역을 넘나드는 부분도 있다. 이들 접근법을 통해 프리즘처럼 빛을 분석해 색채라는 다면체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학적 접근법 관점에서 살펴볼 때 고대 인도의 카스트제도는 사회신분을 색채를 통해 구별∙표현되었다. 중국에서는 음양오행설에 의해 우주의 섭리를 해석해 왔다. 그것은 목∙화∙토∙금∙수의 5원소를 기본으로 파랑∙빨강∙노랑∙하양∙검정의 다섯 색을 적용한 것이다. 로마 가톨릭에서도 성직자의 신분을 옷의 색채나 상징을 이용∙표현했다.

당시처럼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다수를 이룬 사회에서 시각을 통해 사회신분을드러내는 것은 그리스도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나 정치 지배자에게도 유용했다. 결과적으로 유럽의 중세에서 사회 꼭대기에 자리한 이들이 성스러운 색을 독점했고, 하층민은 사악한 색을 이용하는 구도가 형성되었다.

문화사적 접근법도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한다. 색채는 생활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생활 영역에 따라 그 주민은 의복, 일용품, 가옥 등을 선택하는 색채감각이 크게 다르다. 인간을 둘러싼 자연이 색채 규범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과의 관계와 지역이라는 생활문화권의 틀을 염두에 두고 색채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염색기술과 염료는 색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염색재료 입수, 기술 개발 그 자체가 색채의 보급이나 유행을 결정지었다. 예를 들면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광물에서 염료를 얻었지만 유럽에서는 대부분 식물염료에 의존했다.

미학적 접근법에서는 대상의 구성, 배색, 대조, 균형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살펴야 한다. 예술가들은 그림의 중심 구성요소인 색채의 본질을 평생을 바쳐 탐구해왔다.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 프랑스 남부의 아를에 머문 덕분에 고흐는 강렬한 태양과 해바라기를 향한 색채감각을 촉발시켰다.

색채와 심리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심리학적 접근법이 중요시 되고 있다. 심리학 법칙은 인간의 성격조사로 확대되어 요즘에는 색으로 궁합을 보거나 심리치료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선호색에 대한 조사는 기업의 판매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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