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냄새 나는 이곳에서 지친 마음 ‘다독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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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시연 기자
  • 승인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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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을 문화의 중심 동네책방, 도내 50여 개 있어
아이들을 위한 공간 ‘오줌폭탄’
종이를 위한 공간 ‘파파사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8개월. 생활 중심이 동네로 바뀌고 있다. 집콕 생활과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사람들은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장소 대신 집과 가까운 동네에서 소비 활동을 하고 여가를 보낸다.

, 그리고 동네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요즘 동네 문화의 중심으로 새롭게 떠오른 곳은 바로 마을 곳곳에 위치한 동네책방이다.

제주도 전역에는 50여 개의 동네책방이 자리하고 있다. 동네책방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과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제주책방투어라는 여행 프로그램도 마련해 여행 콘텐츠로도 확장하고 있다. 이들 동네책방은 대형서점에서 하나같이 진열해 놓은 베스트셀러보다는 주인이 직접 고르고 엄선한 추천 도서들을 전시 형태로 늘어놓는다.

각 지역에 위치한 동네책방들은 다채로운 북 큐레이션과 프로그램을 조성해 동네 공동체문화에도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제주시·서귀포시 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물론 제주시에서 개최된 전국 최대 규모의 독서대전인 대한민국독서대전도 동네책방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렇듯 제주의 문화행사는 책과 책방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채로운 개성을 지닌 제주지역의 동네책방 중 독특한 개성을 엿볼 수 있는 책방 두 곳을 소개한다.

 

오줌폭탄 내부 모습.
오줌폭탄 내부 모습.

오줌폭탄.(제주시 조천읍 함덕58-23)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 바다를 따라 도착한 곳. 제주시 함덕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오줌폭탄이다.

오줌폭탄은 아동문학가, 시낭송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희씨가 3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동시전문서점이다.

김 작가는 오줌폭탄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책방 이름인 오줌폭탄도 김 작가가 쓴 첫 번째 동화책 이름을 따서 지었다.

작가는 2000년대 초반 우연히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고 있던 일을 내려놓고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문학 공부를 하며 아동문학가가 됐다.

학교, 공연장, 강연장 등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는 찾아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던 김 작가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3년 전 오줌폭탄을 열었다.

오줌폭탄에서 열린 공연 모습.
오줌폭탄에서 열린 공연 모습.

일반 서점 한 쪽에 아이들 코너가 있는 것과는 다르게 오줌폭탄은 모든 공간이 아이들을 위해 존재한다. 책방이지만 테왁 만들기, 엽서, 동시학교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열린다.

아이들은 이 공간 안에서 책도 읽고 친구들도 사귀며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우고 경험한다.

김 작가는 이 공간에서 동시 창작교실인 고사리손 동시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아동과 학부모 등의 수업만 이뤄지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노년부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지역민들이 쉬어가고, 아이들이 책을 통해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이곳에서 앞으로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질 예정이다.

 

 

파파사이트에서 열렸던 북토크 모습.
파파사이트에서 열렸던 북토크 모습.

파파사이트 북 갤러리(제주시 한림읍 용금로 889, 파파사이트)

지금은 개체수가 많이 줄었지만 예술인마을이 들어선 저지리 일대는 닥말이라고 불릴 정도로 종이의 원료인 닥나무가 많았다. 저지리에 문화공간을 꾸려보자는 목표로 이주한 홍영주·김유석씨 부부는 공간이 위치한 곳에서 땅의 역사와 함께하기를 바랐다. 공간의 쓰임을 고민하던 부부는 공간이 종이와 관련된 공간으로 활용되기를 원했고, 2013년 문을 연 북 갤러리 파파사이트는 책을 판매하고 전시하는 책을 위한 공간이 됐다.

파파사이트가 처음 지어질 때만해도 근처에 책방의 역할을 하는 곳이 없었다. 몇 년 사이에 책방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이제 주변에 근사한 동네책방이 3곳이나 더 생겨났다. 공간의 활용도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던 부부는 주변 책방들과 경쟁하기보다는 변화를 택했다. 파파사이트는 책방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안에서 전시도하고 공연도 선보이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파파사이트에서 진행된 북 큐레이션 모습.
파파사이트에서 진행된 북 큐레이션 모습.

파파사이트에서는 정기적으로 책 전시와 로컬문화를 공유하는 각종 전시가 열린다.

행사가 열리면 제주 곳곳에서 찾아오는 이들로 북적거린다.

지난해 가을에는 리민조식이라는 이름으로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뷔페식으로 조식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고 행사 때마다 40여 명이 몰리며 지역주민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엿봤다.

지역과 제주문화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는 파파사이트에서 책과 어우러진 다채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도서정가제 개편 소식에 위기 맞은 동네책방

두 동네 책방 운영자들을 포함한 제주 동네책방들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도서정가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 도서정가제는 동네서점들과 작은 출판사들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로 2014년에 10% 할인, 적립 5%까지만 할인할 수 있는 부분도서정가제로 개정돼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도서정가제를 없애면 과도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고, 과도한 경쟁은 상당수의 중소형 출판사를 경영난에 처하게 만들어 대형출판사만 살아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도서정가제가 개편된다면 중소형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희소성 있는 책을 골라 선보이는 동네책방이 설 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음은 도내 동네책방 리스트.

구들책방 감귤서점 그리고서점 그림책방&카페노란우산 나일롱 달리책방 달책빵 돈키호테북스 디어마이블루 라바북스 만춘서점 몽캐는책고팡 무명서점, 미래책방 바라나시책골목 밤수지맨드라미 보배책방 북살롱이마고 북스토어아베끄 북스페이스곰곰 북타임 사슴책방 삼춘책방 서실리책방 소심한책방 시옷서점 시와그림책 시인의집 아무튼책방 어떤바람 언제라도북스 여행가게 오줌폭탄 유람위드북스 이듬해봄 인터뷰 제주살롱 제주풀무질 주제넘은서점 책가방, 책다방 책방무사 책방소리소문 책방오늘 책방오후 책밭서점 책약방 책자국 카페동경앤책방 커피동굴-플랜트 키라네책부엌 파파사이트 한뼘책방 헌책방동림당 혜원책방.(55.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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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책 2020-10-13 17:40:27
기사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