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만 많으면 좋은 정부인가?
공무원만 많으면 좋은 정부인가?
  • 제주일보
  • 승인 2020.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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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논설위원

최근 국가 또는 지방정부에 속하여 공무를 담당하는 국가직·지방직을 합쳐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현원(現員)이 작년에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 불경기에 세금을 내야 하는 국민 중 누군가가 대한민국은 가히 ‘공무원 공화국’이라고 빈정대더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공무원 누구도 무보수로 희생 봉사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으뜸인 전자정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굳이 공무원이 직접 처리하지 않아도 사소한 행정서비스는 가정에서 컴퓨터에 의한 자동화 처리가 가능한 세상이 열려 있다. 게다가 인구 감소, 고령화 추세의 심화, 경제난에 따른 재정 규모의 왜소화 등을 감안할 경우 종전보다 공무원 수를 줄여도 크게 문제되는 상황이 아니다. 누가 뭐랄 사람도 없다.

그럼에도 인구 5000만 명인 나라에서 역대 정부(지방정부 포함)가 이런 시대상황이나 인구 감소추세 등을 무시하고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의 명분을 내세워 공무원 채용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임으로서 작금과 같이 공조직이 공룡처럼 급속히 비대해지는 기현상을 낳고 말았다.

최근 행정안전부의 ‘2016~2019년 국가·지방직 공무원 정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직과 지방직을 합친 전체 공무원 숫자가 총 100만9298명에 달해 연간 기준으로 첫 100만 명을 넘었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이전 2016년(93만6194명)에 비하면, 공무원이 3년 만에 7만3104명(7.8%)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고, 언제 진정될지 여부가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세계 경제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주도형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엔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傳言)이다. 우리의 장기인 수출주도형 산업군의 쇠락이 예고돼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역경제의 침체상황도 여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속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마냥 공무원 수를 늘리는 것만이 ‘좋은, 일 잘하는 정부’의 필수조건이라도 되는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김대중 정부 중앙인사위원장을 역임한 김광웅 교수는 ‘좋은 정부’라는 저서(著書)에서 ‘좋은 정부’의 몇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 정부는 국정 철학이 분명하되, 이념적으로 한쪽에 치우치면 안 되고, 시대정신과 시대상황을 역행하는 소위 ‘반시대적’이어서는 안 된다. 둘째, 정부 운영은 도덕적이고 투명해야 하고, 부정부패의 암 덩어리가 있다면 반드시 들어내야 한다.

셋째, 정권의 공권력은 이치에 맞고 바르고 마땅하게 사용해야 한다. 사적 영역에 지나치게 개입해서 권력을 남용해서도 안 된다. 넷째, 법과 제도는 옳고 정의롭고 분명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법과 제도가 만능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다섯째, 부동산 정책 등 공공정책은 시의(時宜), 시대상황에 맞고 국민이 만족할 수 있게 만들어져야 한다. 여섯째, 행정의 서비스 질은 높고 격이 있어야 한다. 일곱째, 정부는 과거보다 내일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정부의 국가 독점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그는 공무원 유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봉사하는 공무원이 있는가 하면, 그저 평범한 직장인, 아니면 정권을 위해 충성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많은 것 생각하게 하는 언중유골(言中有骨)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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