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대양(大洋)의 꿈 꾸던 소년, 한·중 수역 최전선 책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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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준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제주해양경찰청 신설 주역…해양주권 수호 최선
제주 출신 현직 해양경찰관 중 최고위직에 오른 김도준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이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제주 출신 현직 해양경찰관 중 최고위직에 오른 김도준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이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바다는 자원의 보고이자 미래의 희망입니다. 바다를 개척하고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도준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59·치안감)은 제주 출신 현직 해경 가운데 최고위직에 올랐다. 학연·지연·혈연 등 이른바 ‘빽’이 없는 대신 말보다 실천을 했고, 오로지 열정 하나로 이 자리에 올랐다.

김 청장은 경찰 간부후보(38기)를 거쳐 1990년 경위로 해경에 입문했다.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고향 바다에서 물놀이를 했던 소년은 대양(大洋)으로 나가는 꿈을 간직해왔다.

제주도의 인구와 육상면적(1849㎢)은 전국 1%이지만 해양주권이 미치는 제주바다의 면적은 11만4950㎢로 전국 바다(47만1296㎢)의 24.4%를 차지한다.

1개 서(署)인 제주해양경찰서가 넓은 바다를 지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는 2009년 본청 예산팀장(경정) 당시 서귀포해양경찰서 신설을 위해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를 수차례 방문, 설득에 나섰다. 지역 국회의원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부지 확보를 위해 구둣발이 닳을 정도로 조달청에 찾아갔다.

그의 열정 덕분에 2010년 153억원의 예산과 부지를 확보, 서귀포해경이 탄생했다.

2006년 전국 4곳에 지방해양경찰청이 신설됐지만 제주해경은 부산 남해청에 소속돼 지휘를 받았다. 2011년 본청 재정담당관(총경) 당시 그는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신설에 나섰다.

부지 확보를 위해 제주도는 물론 국정원과 농업진흥청에 찾아가서 브리핑을 했다. 지역 국회의원을 통해 당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을 설득했다.

김 청장은 중앙·지방 정치인은 물론 도내 수산인 단체까지 동원했다. 발품 팔며 고생한 보람으로 2012년 6월 1일 제주해양경찰청 직제가 신설됐다.

김 청장은 “이날은 제주해경의 자존심을 회복한 날이다. 목포해양경찰본부에 이어 부산 남해해양경찰청 밑에 있었던 제주해경이 비로소 제주 바다를 수호하는 독립된 지위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2017년 경무관으로 승진한 그는 제주 바다를 지키는 최고 수장인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 취임식을 마치고 처음으로 한 일은 제주해경청을 도민에게 개방한 것이다. 청사 내에 해경공원을 조성하고, 진달래와 철쭉이 피는 둘레길을 만들었다. 퇴역 함정을 전시해 포토존을 설치했다.

제주해경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충혼 역사관’도 들어섰다. 자연과 조화를 이룬 청사는 2018년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국유재산 건축상 심사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를 걸었던 그는 지난 3월 치안감으로 승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에 올랐다.

우리나라 해양주권의 상징인 한·중 배타적경제수역(EEZ)의 최전선을 책임지게 됐다. 서해해경청 산하에는 목포·군산·완도·여수·부안 5개 해경서와 경비함 94척, 항공기 10대를 보유하고 있다. 김 청장이 지휘하는 직원만 3200여 명에 이른다.

최근 3년간 불법조업 중국어선 388척을 단속, 전국 실적의 57%를 차지했다. 지난해 해양사고를 당한 1140척의 선박과 5459명의 선원을 구조했다.

김 청장은 “젊음과 열정을 바쳐 31년간 해양경찰에 복무하면서도 단 하루도 고향 제주를 잊어본 적이 없다. 끊임없는 도전 끝에 제주해양경찰청과 서귀포경찰서를 신설하게 됐고, 2023년 제주에 대형 헬기 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며 “해경에 쏟아 부은 애정을 퇴임 후에는 제주지역 발전과 도민 행복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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