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장지 포화...동부공설묘지 조성 사업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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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요구한 국비 28억원 전액 삭감...국비 12억원 투입 예정 제주보육원 개축 사업도 표류
자연장지로 전환을 추진하는 제주시 용강동에 있는 동부공설묘지 전경.
자연장지로 전환을 추진하는 제주시 용강동에 있는 동부공설묘지 전경.

내년도 국비 지원이 끊기면서 제주시 주요 현안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13일 제주시에 따르면 내년도 국비 지원이 무산된 주요 사업은 용강동 동부공설묘지 자연장지 전환(28억원), 제주보육원 개축 공사(12억5000만원) 등이다.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속 긴축 재정을 펴면서 각 지자체가 추진하는 10억원 이상의 신규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에 따라 도내 공설묘지 중 가장 큰 규모인 동부공설묘지의 자연장지 전환도 차질을 빚게 됐다.

2009년 문을 연 동부공설묘지는 8만8463㎡ 면적에 7931기의 무덤(봉분)을 설치할 수 있지만, 매장에서 화장(火葬)으로 장묘문화가 빠르게 변하면서 현재까지 단 1기의 무덤도 들어서지 않았다.

제주시는 국비 28억원, 지방비 12억원 등 총 40억원을 들여 잔디와 수목·화초를 식재하고, 제례실과 유족 휴게실, 관리사무실을 갖춘 자연장지로 조성하기로 했다. 준공 목표는 2022년 상반기다.

이는 도내 유일의 자연장지인 한울누리공원이 2022년 상반기에 포화돼 더는 안장을 못하기 때문이다. 한울누리공원은 유골을 잔디와 화초, 수목 밑에 매장하는 자연장지로 전체 1만7151기 중 현재 1만5459기(90%)가 안장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기재부의 국비 삭감에도 불구, 제주지역의 지리적 특수성을 감안해 이번 사업의 필요성을 보건복지부에 건의했다”며 “복지부는 제주지역 1순위 현안인 이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을 기재부와 재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건립된 지 47년이 된 제주보육원 개축 공사도 국비 지원이 끊기면서 무산됐다.

가족 해체와 아동학대로 오갈 데 없는 아동과 청소년 55명(남 34명·여 21명)이 거주하는 제주보육원은 건물 노후화로 벽체마다 금이 가고 빗물이 새고 있다. 또 태풍이 내습할 때마다 건물 내부는 침수 피해를 겪고 있다.

제주시는 국비 12억5000만원과 지방비 12억5000만원, 자부담 12억원 등 총 37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개축 공사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사업은 좌초됐다.

강지영 제주보육원 원장은 “보살핌이 필요한 아동들의 안전과 직결된 개축 공사가 무산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제주보육원 강지영 원장이 금이 쩍쩍 간 벽체를 보여주고 있다.
제주보육원 강지영 원장이 금이 쩍쩍 간 벽체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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