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
사후세계
  • 제주일보
  • 승인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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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죽음이란 심장이 멈추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는 의학에서의 이야기이고 사후세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영혼은 몸에서 떨어져 어떤 선택을 할지 판단한다. 대부분의 경우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나 극히 일부는 이 공간에 잠시 머무르기를 원하는데 이들을 보통 귀신이라 부른다. 사연이야 슬프고 애달프지만 들어보면 고개 끄덕이는 충분한 공감대를 이루기도 한다. 억지 이해가 아닌 받아들임이 필요하며 그럴 수 있다고 스쳐 들어야지 무조건적인 맹신은 사이비 종교처럼 극히 위험하다.

건설업을 하는 지인이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를 선산에 모셨는데 이장을 하거나 화장을 해야 한단다. 동승하는 동안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을 들을 수 있었고 요즘 들어 사업도 어렵고 주변에서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외국에서 공부하는 아들의 힘들다는 전화는 한숨부터 불러낸단다. 도착하니 식구들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땅이 마치 숨을 쉬는 듯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거의 명령조로 이곳은 흉지이니 속히 관을 꺼내야 한다고 하니 구경꾼들조차 웅성거렸다. 만약이라도 예상이 빗나가면 책임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미신 운운하며 낭패를 부를 수 있었지만 이건 자존심의 문제였다.

나쁠 게 없다는 허락이 떨어져 묘를 파헤치는데 어디선가 몇 마디 탄식이 흘러나왔다. 주변 사람들이 깜짝 놀랐지만 개의치 않고 관뚜껑을 걷어내니 흙탕물이 고여있다가 일시에 빠져나갔는데 안에서는 시신이 제대로 썩지 않아 눈 부위가 일부 남아 있었고 발톱이 자란 듯 길어보였다.

내가 아직도 너희를 지켜보고 있으며 근심 걱정으로 지낸다는 표시였다.

서둘러 사태를 수습하고 일을 마치려는데 죽은 어머니가 어떤 이름을 대더니 정신 이상으로 객사를 한 친척인데 지금 이곳에 있고 본인이 데려갈 테니 원한을 달래 달란다. 억한 심정은 없지만 섭섭한 건 사실이고 정성을 들인 만큼 복으로 돌아갈 거란다.

돌아오는 내내 무덤 속에서 나온 탄식 같은 소리가 가슴에 박혔다. 후에 사위와 딸도 틀림없이 들었다는 연락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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