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예술이 물결치는 도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예술이 물결치는 도시
  • 제주일보
  • 승인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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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제주도 면적의 10% 수준…하루 6㎞·최대 14㎞ 트레킹 코스
박물관·성당 등 명소 많아…도심 곳곳 그려진 벽화도 ‘눈길’
글래스고의 중심에 해당하는 조지 광장 정경. 에든버러 웨이벌리역에서 출발한 기차가 멈추는 퀸 스트리트 역 앞이라 관광 안내소와 투어버스들이 즐비하다.
글래스고의 중심에 해당하는 조지 광장 정경. 에든버러 웨이벌리역에서 출발한 기차가 멈추는 퀸 스트리트 역 앞이라 관광 안내소와 투어버스들이 즐비하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는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액션 배우로 유명했던 멜 깁슨이 주인공과 감독을 맡았다.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잉글랜드에 대항한 스코틀랜드인들의 투쟁이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역사에 묻혀 있던 윌리엄 월리스라는 켈트족 인물이 멜 깁슨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도 됐다.

영웅의 이야기에 어울리는 여러 요소가 스코틀랜드의 웅장한 산악 지형에 합쳐져 서정적이고 서사적인 영상을 만들어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나름의 아픈 역사를 가진 민족임을 영화 한 편이 일깨워줬다

켈트족이 브리튼 섬 북부지역에 스코틀랜드 왕국을 세운 건 9세기 중반이다. 섬 남쪽 잉글랜드로부터의 첫 침공은 11세기 후반, 노르만의 정복왕 윌리엄 때였다. 이후 13세기 말, 스코틀랜드가 귀족들의 왕권 경쟁으로 혼란한 틈을 이용해,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가 침공해오면서 지배가 시작됐다. 잉글랜드인들의 착취와 억압이 심해지면서 이에 대항한 스코틀랜드인들의 독립 투쟁도 불같이 타올랐다

1297년의 스털링 전투는 압도적으로 우세한 잉글랜드군에 맞서, 소수의 스코틀랜드인들이 압승을 거둔 최초의 전투였다. 이 전투를 승리로 이끈 주인공이 바로 스코틀랜드 독립 영웅이자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주인공인 윌리엄 월리스다.

역사 속 영웅의 종말은 대개가 비극이듯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범했던 남자에서 한 민족의 지도자로 떠오르며 독립 투쟁을 선도하지만 글래스고에서 붙잡혀 런던으로 끌려가 처형된다. 동포 귀족의 배신으로 영웅을 죽게 한 땅 글래스고는, 지난 역사를 참회라도 하듯 오늘날 스코틀랜드 최대 도시로 성장했다.

트레킹 루트(14) : 센트럴 역-라이트하우스(The Lighthouse)-현대미술관(The Gallery of Modern Art)-조지 광장(George Square)-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하이 스트리트(High Street)-글래스고 대성당(Glasgow Cathedral)-세인트 뭉고 종교 예술 박물관(St. Mungo Museum of Religious Life and Art)-글래스고 네크로폴리스(Glasgow Necropolis)-윌리엄 월리스 기념비(William Wallace Memorial)-하이 스트리트(High Street)-바라스 마켓(Barras Market)-피플스 팰리스(Glasgow People's Palace)-윌로우 티 룸스(The Willow Tea Rooms)-스쿨 오브 아트(Glasgow School of Art)-캘빈 글로브 미술관&박물관(Kelvin grove Art Gallery and Museum).

글래스고는 제주도 면적의 10분의 1 땅에 60만 명이 밀집해 사는 도시다. 클라이드강이 도시의 남과 북을 균등하게 가르지만 외지인들의 여행은 주로 강북 지역의 올드타운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하루 일정이라면 센트럴 역과 조지 광장 일대의 구도심을 시작으로 동쪽의 대성당과 공원묘지를 둘러보고 남쪽으로 클라이드 강변을 돌아오는 6코스가 최적이다. 하루 일정이 더 있다면 도심 서쪽으로 걸어서 글래스고 대학교까지 갔다가 클라이드 강변을 돌아오는 8코스가 좋다.

스페인에 가우디가 있다면 스코틀랜드엔 매킨토시가 있다고 글래스고 사람들은 말한다. 찰스 매킨토시는 안토니 가우디와 동시대인 19세기 중반에 태어난 인물이다. 센트럴 역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골목길 미첼 스트리트에는, 매킨토시의 디자인과 건축 개념이 집약된 빌딩 하나가 서 있다. ‘라이트하우스란 애칭으로 불리고, 정식 명칭은 스코틀랜드 디자인&건축 센터이다. 라이트하우스의 하이라이트는 7층 전망대와 거기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가파른 나선형의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은 모두 계단 아래쪽을 향해 핸드폰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글래스고 여행명소 중 하나인 라이트하우스의 7층 옥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글래스고 구도심 정경. 분홍색 건물에 ‘People Make Glasgow’란 표현이 마음에 와닿는다.
글래스고 여행명소 중 하나인 라이트하우스의 7층 옥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글래스고 구도심 정경. 분홍색 건물에 ‘People Make Glasgow’란 표현이 마음에 와닿는다.

숨차게 딛고 올라 온 아래층 계단들이 달팽이처럼 독특한 형상으로 인상에 남기 때문이다. 옥상 전망대에 오르면 글래스고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미첼 스트리트를 나와 동쪽으로 한 블록이면 글래스고 또 하나의 명소인 현대미술관이다. 영문 이니셜인 고마(GOMA)로 불린다. 무료입장이지만 유료에 준하는 미술 작품들로 가득하다. 글래스고의 중심은 조지 광장이다. 에든버러 웨이벌리 역에서 출발한 기차가 멈추는 퀸 스트리트 역 앞이라 관광 안내소와 투어버스들이 즐비하다.

조지 광장에서 조지 스트리트와 하이 스트리트를 따라 15분 걸어가면 글래스고 대성당이다. 글래스고의 수호성인인 세인트 뭉고(St. Mungo)6세기 때 수도원을 지었던 자리로, 8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글래스고 시민들의 신앙 중심지이다. 박물관 바로 뒤는 망자의 도시라 불라는 글래스고 네크로폴리스다. 우리나라의 현충원처럼 이 도시를 빛낸 인물들이 모두 이곳 드넓은 공원묘지에 묻혀 있다. 라이트하우스 옥상처럼 도시 전체를 조망하는 전망대 역할도 겸하는 위치다.

도심 서북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글래스고의 또 다른 명소들을 마저 만날 수 있다. 윌로우 티 룸스나 스쿨 오브 아트 건물은 매킨토시 건축 작품으로 많은 여행자들이 일부러 찾아가 보는 명소다. 캘빈 글로브 미술관&박물관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로 채워져 볼거리가 풍성하기로 유명하다.

글래스고 도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벽화.
글래스고 도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벽화.

글래스고 여행에서 돋보이는 건 거리 곳곳에 그려진 벽화들이다. 추상화나 이미지 위주의 그림들보다는 사진처럼 실사에 가까운 작품들이 많아 특히 더 눈길을 끈다.

조지 스트리트가 끝나는 지점에서 만나는 ‘St. Enoch &Child’는 글래스고 수호성인 뭉고(St. Mungo)가 아기일 때 어머니 에녹(St. Enoch)의 품에 안긴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성인이 된 뭉고와 한 마리 새의 이야기를 담은 ‘St. Mungo’는 이 도시 벽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사진=이영철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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