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지에 세워달라” 계도하면서 실상은…제주시의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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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종합경기장 광장 관용차량 33대 차고지로 이용
“행정이 원칙 안 지켜” 지적…도의회 행감서도 도마
15일 제주종합경기장 광장에 버스와 대형 트럭 등 사업용 차들이 무질서하게 주차돼 있다.
15일 제주종합경기장 광장에 버스와 대형 트럭 등 사업용 차들이 무질서하게 주차돼 있다.

제주종합경기장 광장을 버스, 트럭 등 일부 사업용 차량이 수년째 차고지로 활용하며 사고 위험과 이용 불편을 초래하는 가운데, 정작 주차 금지를 계도하는 제주시가 이곳 광장을 수십 대의 관용차 차고지로 쓰면서 이른바 내로남불 행정을 일삼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제주종합경기장 광장에서는 시내버스와 대형 트럭 등 10여 대의 사업용 차량이 무질서하게 주차돼 일반 차량 운전자들의 시야를 방해하고 있었다.

주차된 사업용 차량 외에도 버스, 트럭 등 대형 차량이 광장을 쉴 새 없이 지나다녔다.

사업용 차량이 무질서하게 주차되면서 현장에서는 주행 중이던 차량이 버스 사이로 나오는 다른 차량을 뒤늦게 발견해 급브레이크를 밟는 등 아찔한 상황이 계속 목격됐다.

사업용 자동차는 지정된 차고지나 정해진 구역에 주차해야 하지만, ·종점 정류장과 차고지 위치가 먼 일부 버스와 대형 트럭 운전자가 광장에 주차를 일삼으면서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업용 자동차 주차 금지를 계도하는 제주시가 정작 이곳 광장을 수십 대의 관용차량 차고지로 활용하면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5일 제주종합경기장 광장 한편에 제주시 관용차량이 주차돼 있다.
15일 제주종합경기장 광장 한편에 제주시 관용차량이 주차돼 있다.

이날 광장 한편에는 제주시 소유의 노면 청소차량과 주·정차 단속차량 10여 대가 주차돼 있었다.

제주시는 이곳 광장을 대형버스 2대와 중형버스 1, 노면 청소차량 10, ·정차 단속차량 20대 등 33대의 관용차 차고지로 이용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공용 차량 관리 규칙에 따르면 단위 행정기관의 장은 차량의 집중 관리를 위해 청사 안에 차고지를 만들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시가 보유한 관용차량이 총 695대인 반면, 본청 청사 내 주차면 수는 190면에 불과하고, 차고지 또한 마련하지 못하면서 종합경기장 광장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광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행정이 자신들의 원칙도 지키지 못하면서 누굴 단속하고, 계도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제주시의 이 같은 행태는 이날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조훈배 의원(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 안덕면)종합경기장 광장에 관용차량이 상당히 많다. 인근 주민들은 행사 등이 열릴 때마다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행정은 쓰고, 주민은 못 쓰게 하면 안 된다. 형평성 맞게 정책을 펴야 도민들도 따라온다고 지적했다.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화북동)종합경기장 주차장도 차고지증명제로 대여하느냐조례를 다시 검토해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도심지나 외곽 공한지를 임대해 관용차량 차고지로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종합경기장 광장은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어서 현재는 사업용 자동차가 주차해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못한다. 계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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