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인생
가을과 인생
  • 제주일보
  • 승인 202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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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두흥, 수필가/논설위원

10월은 가을의 끝자락, 아스라이 지난날이 떠오릅니다.

23일은 일 년 중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입니다. 겨울잠을 자는 벌레도 땅에 숨는다고 합니다. 속담에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는 말이 있습니다. 쓸모없던 것까지도 일하러 나선다는 뜻이지요. 봄에 씨 뿌려야 수확의 기쁨을 누립니다.

인생을 계절로 보면 80대는 한겨울의 백설 모습이랍니다. 지구상의 모든 것은 때가 있지요. 계절은 어김없이 제 위치를 찾습니다. 인생의 계절도 그랬으면 좋으련만 이것만은 순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일들로 시련과 고난에 힘겨울 때도 있습니다.

40여 년 전 아내와 감귤밭에서 구슬땀을 흘렸던 일이 엊그제인 듯 선합니다. 해마다 감귤나무는 죽고 있어 수명이 한계점에 이른 것 같습니다. 1970년대 감귤밭을 조성할 무렵 젊은이는 30대, 나는 불혹의 나이에 시작했지요. 나무가 20년 될 무렵 정년퇴직할 때는 이순이었습니다. 과잉 생산되면서 감귤값이 하락하자, 제주도와 농업기술원이 품종 갱신으로 만생종 재배를 권장했습니다. 참여 농민에게 정부 지원자금과 저리로 은행 융자를 해줬고 젊은이들이 많이 동참했지요. 당시 노인들은 영농 후계자가 없어 참여하지 못했고 지금도 노지 재배를 합니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고생은 했으나 경제적으로 생활에 큰 도움이 됐고, 애들이 객지에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학비 때문에 남에게 사정해 본 일은 없었지요.

가을과 인생을 비교해 봅니다. 가을은 인생의 황혼기입니다. 자식들은 나이 든 부모 봉양을 잊은 지 오래됐습니다. 삼강오륜의 도덕을 모르는 것은 누구를 탓할 수 없지요. 부모가 자식을 잘못 가르친 책임이 큽니다. 나이 들어 자녀에게 손 벌리면 추하게 보입니다. 명절이나 기념일에 손주들에게 입은 닫고 주머니는 풀어야 어른 대접을 받습니다.

늦었다고 할 때가 빠르다고 했습니다. 나이 들수록 움직여야죠.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합니다. 오랫동안 걸으면 묘하게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는 뇌에서 분비되는 베타엔돌핀과 도파민 까닭입니다. 이 호르몬은 일정한 속도로 30분 이상 걷기 운동을 하면 분비되고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완화 시켜 줍니다. 걷는다는 것은 매우 쉽지만 뛰기나 자전거 타기보다 살을 빼는 데 훨씬 효과적이랍니다. 미국의 한 연구팀이 측정한 결과입니다.

인생의 세 가지 중요한 진실이 있습니다. 지금. 옆 사람. 하는 일입니다. 내 인생은 내가 곧 주인입니다. 10월의 가을도 깊어 가고 한 해를 돌이켜보는 시간입니다, 단풍잎이 물들수록 가을이 읶어 갑니다. 가을 국화 향기 서서히 물들면 기다리던 그리운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창문을 두드리는 노란 옷을 갈아입은 단풍잎. 그 잎 떨어지면 겨울이 서서히 다가옵니다.

자신보다 남을 이해하고 싶은 것이 배려입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행복입니다. 우리는 돈과 물건을 낭비하는 것은 아깝게 여기면서도, 자신의 정신과 마음을 하찮은 일에 허비하는 것은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요. 마음을 통한 자기 암시는 삶의 소망을 이루는 작은 기적을 만들어 가는 놀라운 힘이 됩니다.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가을 길에 들어섰습니다.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건강하면 다 가진 것입니다. 오늘도 일상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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