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雨日贈李雲山/陽韻(비오는 날 이운산께 드리다/양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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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撫耺 金祥玉(작시 무운 김상옥)

鮮橫翠麓白雲祥 선횡취록백운상 푸른 산기슭 곱게 가로지른 흰 구름 상서롭고

滴瀝松林徑草香 적력송림경초향 빗방울 떨어지는 솔밭 길 풀 내음 풋풋하구나/

雨傘依持欣獨步 우산의지흔독보 우산 받쳐 들고 홀로 걸어도 즐거운 것은

無疑來日有希望 무의내일유희망 두말없는 내일의 희망 있음이어라/

주요 어휘

=가로 횡 翠麓(취록)=푸른 산기슭 滴瀝(적력)=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다 =지름길 경 無疑(무의)=의심할 바 없다. 틀림없다. 두말할 것 없다

해설

비 내리는 날 우산 들고 솔밭 길을 걷다니.

무슨 사연이 있지 않고서야 어찌 비오는 날 우산을 들고 한적한 길을 걸을까. 혹여 방정떠는 행동거지라 관심 밖에 두고 더는 생각하지 않을 일이다.

그러나 인생 백세 시대에 이제 칠순을 갓 넘긴 나에겐 삼십여 년의 꿈을 펼칠 긴 시간이 남아 있다. 그 시간을 즐기려면 특히 지병(持病)을 갖고 있음에야 게으름을 피울 수 없지 않는가. 식이요법(食餌療法)을 잘 지키고 충분히 자며 스트레스 없는 생활, 특히 꾸준한 걷기운동은 필수이니 가랑비 내리는 날씨쯤이야 어찌 피하겠는가.

오늘 우산 받쳐 들고 솔밭 길 걷노라니 멀리 한라산 기슭을 가로지른 한 줄기 흰 구름이 참으로 예쁘고 네게 좋은 기운을 줄 것 같다. 심술궂은 바람이 없어 비에 젖은 풀 내음이 싱그럽게 코끝에 다가온다. 이러한 정취가 나의 바람[希望]을 되새기게 하니, 홀로 걷는 길이지만 외롭단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즐겁고 좋다.

비 오는 날의 산책을 어찌 경망스럽다 하겠는가. <해설 무운 김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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