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자룡 헌 칼 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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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2008년 개봉됐던 영화 ‘삼국지-용의 부활’은 삼국지의 숱한 영웅들 중 ‘조자룡’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상산(常山)에서 비천한 신분으로 태어난 조자룡(유덕화 분)이 유비의 촉나라 군대에 말단 병사로 입대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조조가 이끄는 위나라 대군에 포위된 유비는 두 명의 부인과 아들 아두(훗날 유선)마저 적진에 남겨둔 채 병사 수십명의 호위만을 받으며 가까스로 도주한다.

이때 홀연 단신으로 적진에 뛰어들어 적군을 무참히 쓰러뜨리고 유비의 감부인과 아들을 구해낸 인물이 바로 조자룡이다. 그 유명한 장판교(장판파) 전투 장면이다.

▲실제로도 조자룡은 이 전투를 계기로 유비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했고, 훗날 관우, 장비, 마초, 황충과 함께 촉나라 군을 대표하는 오호장군(五虎將軍)에 오르게 된다.

‘조자룡의 헌 칼 쓰듯 한다’는 말도 이 전투에서 비롯됐다. 단기필마로 적진에 뛰어들어 적군으로부터 빼앗은 칼과 창으로 수십명을 무찌른 것을 이르는 말이다.

요즘 들어 이 말은 주로 ‘권한이나 권력을 함부로 남용해 휘두른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지난 19일 라임자산운영 로비 의혹 사건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가족 및 측근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장관 취임 후 이번이 두 번째다.

헌정 사상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권지휘는 세 차례에 불과한 데 추 장관이 두 차례를 행사한 것이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놓고 여권에서는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위한 정당한 법적 권리 행사”라고 두둔하는 반면 야권에서는 “추 장관의 칼춤이 날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고 있다”며 추 장관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놓고 국민 여론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지난 2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에 대한 의견을 물을 결과 ‘잘한 일’과 ‘잘못한 일’이라는 평가가 모두 ‘46.4%’로 동일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2017년 10월 법사위 국정감사 일정을 보이콧한 야당을 향해 “조자룡 헌 칼 쓰듯 한다”고 비판했던 추 장관.

그의 잇따른 수사지휘권 발동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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