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도 수돗물 유충, 믿고 마실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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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잇따라 발견돼 도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서귀포시 대포동에 사는 주민이 샤워기 필터에서 유충으로 보이는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민원을 냈다. 앞서 19일과 20일에도 서귀동과 보목동 주택에서 수돗물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상하수도본부가 이들 현장을 점검했더니 샤워기 필터에서 실오라기 모양의 벌레들을 확인했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강정정수장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

강정 정수장은 시설용량이 하루 2만5000t 규모로 서귀포시 동지역 가정에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제주에서 수돗물 유충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과정에 문제가 생겨 유충이 발생했는지 의문이다. 다만 해당 가정의 수돗물이 같은 배수지를 경유한다는 점에서 정수장 여과시설을 통과한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유 여하를 막론해 결과적으로 정수시설 관리·운영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도 당국은 발견된 유충을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보내 종 분석을 의뢰할 모양이다. 그럼에도 가장 시급한 건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일이다. 막연히 수돗물 공급과정과 관련 있다고 여길 게 아니라 경각심을 갖고 문제점을 규명해야 마땅하다. 유충이 계속 나오는 데도 방지대책을 머뭇거리다간 수돗물 불신감만 더 높아진다.

수돗물 유충 공포는 지난 7월 인천의 한 빌라에 사는 주민이 민원을 제기한 후 전국으로 번진 사안이다. 서울과 부산, 경기 파주, 충북 청주, 강원 양양 등 각지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민원이 속출했다. 대부분 지자체가 유해하지 않다며 안일하게 대응해 불신행정을 자초했음은 물론이다.

집에서 쓰는 수돗물이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으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시민 건강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 다른 지방의 일로만 여겨온 만큼 신속히 오염원을 규명하고 관리체계도 재점검해 더 이상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 연후 투명한 정보 공개 등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기 바란다. 도민들이 수돗물조차 못 믿는다면 청정 제주라고 외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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