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접종 “해? 말아?”…인플루엔자 백신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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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보건소 오전 접종자 이전의 절반 수준 머물러
백신 우려 커짐에도 불안 속 접종자들 발길 이어져
22일 오전 제주보건소 건물 밖에 마련된 독감 예방접종 대기장소가 텅 비며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2일 오전 제주보건소 건물 밖에 마련된 독감 예방접종 대기장소가 텅 비며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감 접종을 맞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

제주를 포함한 전국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자가 잇따르자, 불안감이 커진 도민들이 접종을 망설이고 있다.

제주시 노형동에 사는 정모씨(31)는 독감 접종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아내와 3살 난 딸, 생후 4개월 된 아들이 최근 먼저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았는데, 이후 전국적으로 접종 후 사망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아내가 접종을 받는 것을 극구 반대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아내가 주사를 맞았다가 자칫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자꾸 이야기한다맞자니 불안하고, 안 맞자니 찜찜해 고민이다. 독감 백신과 사망자 간 연관성이 있는지 없는지 빨리 조사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감 접종을 망설이는 사람이 늘면서 22일 오전 제주보건소를 찾은 접종자 수도 전에 비해 감소했다.

보건소 접종 첫날인 지난 20일에는 오전에만 400여 명이 방문했지만, 22일 오전에는 절반 수준인 220명에 머물렀다.

보건소 건물 밖에 마련된 접종 대기장소도 전날과 달리 텅 비며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보건소와 개인 병·의원 등에는 백신의 안전성을 묻는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고, 접종을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지역 맘카페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안 아프려고 맞는 건데 무섭다”, “자녀 모두 접종을 했는데 불안하다”, “상황을 더 지켜보고 접종을 받아야겠다등 백신 안전성을 우려하는 글들이 계속에서 올라오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사망자 발생 이후 독감 접종 인원이 줄고 있다안전에 문제는 없는지, 자신이 맞은 주사제의 제품명을 알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불안한 마음에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의료진은 물론 자원봉사자에게도 접종자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도록 주문했다고 했다.

백신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도 이날 보건소에는 불안 속에 독감 접종을 받으려는 도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모씨(71)뉴스를 볼 때마다 걱정은 되지만, 우리 같은 노인들은 주사를 안 맞으면 더 불안하다정부에서 접종해도 된다고 했고, 사망한 사람들이 모두 백신 때문에 숨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현재까지 백신과 사망 원인에 대한 직접적인 연관성과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특정 백신에서 중증 이상 반응 사례가 높게 나타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예방 접종은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또 역학조사 등을 통해 공개가 필요한 추가 정보가 확인될 경우 재난안전문자와 SNS 등을 통해 신속히 공개할 방침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독감 예방접종 후 발열과 무력감, 근육통 등 이상 반응이 발생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고 수 시간 내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보건소나 병·의원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60대 남성이 숨진 것과 관련, 제주도 보건당국은 같은 백신을 접종한 도민 중 현재까지 연락이 닿은 90명은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나머지 98명은 접종자가 부재중이거나, 전화번호 결번 등의 이유로 이상 증상 유무를 확인하지 못했다.

질병관리청은 숨진 남성이 접종한 백신이 녹십자에서 제조한 지씨플루코드리밸런트이고, 제조번호는 ‘Q60220030’(노인용)이라고 발표했다.

보건당국은 이 남성이 평소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었음을 고려, 사망과 백신 접종의 명확한 연관성이 있는지를 찾기 위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이 남성의 정확한 사망 원인 확인과 백신과의 연관성 규명을 위해 23일 오전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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