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무료 백신 부족 장기화…부모들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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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데믹’ 우려에 백신 단가 상승에도 정부 지원금 낮게 책정
사실상 마진 없어 병원 구매 꺼려…“공급 방식 바꿔야” 지적도
독감 접종. 연합뉴스
독감 접종. 연합뉴스

“전화하는 곳마다 백신이 떨어졌대요. 다른데도 계속 알아보고 있어요.”

독감(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이 가능한 제주지역 대다수 병·의원에서의 만 12세 미만 영유아 백신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에 사는 김모씨(33)는 “10여 일 전부터 영유아 무료 백신이 떨어졌다고 해서 며칠 기다렸다가 다시 문의했는데 지금도 없다고 한다”며 “유료 접종이라도 해야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삼도1동 주민 A씨(47)도 “최근 수소문 끝에 영유아용 독감 무료 백신 주사를 맞을 수 있는 종합병원을 찾고, 아들 2명을 데려가 겨우 접종을 했다”며 “당시 병원에 있던 백신 물량도 20명분이 채 안 됐다”고 했다. 

본지가 27일 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가능한 도내 병·의원 10곳에 무작위로 문의한 결과 영유아 백신이 있는 곳은 단 2곳에 불과했다.

맘카페 등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영유아 무료 접종이 가능한 병원을 공유해 달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국가 예방접종 지원 사업 중 하나인 만 12세 이하 영유아 백신은 정부가 한꺼번에 조달해 공급하는 청소년용이나 노인용 백신과는 달리 일선 의료기관이 직접 제조사로부터 필요한 물량만큼 구매하도록 돼 있다.

소아과나 의원이 백신을 먼저 구매하면 나중에 보건소가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더욱이 올해는 예년과 달리 코로나19와 계절성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에 수요가 늘어나는 등의 이유로 백신 단가가 상승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주는 무료 백신 지원금은 낮게 책정돼 사실상 마진이 없는 병원은 구매를 꺼리고, 백신 제조사들도 단가가 낮은 쪽 공급을 꺼려 영유아 백신 부족 현상이 지속하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청소년용으로 공급한 무료 독감 백신 15%를 만 12세 이하 영유아용으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제주보건소 기준 전환 가능한 물량은 약 3200명분.

제주특별자치도가 목표치로 정한 도내 만 18세 이하 예방접종 전체 대상자 11만4092명 가운데 지난 26일 기준 3만6551명(32%)이 접종을 받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도내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영유아용 무료 백신도 청소년용이나 노인용처럼 정부가 물량을 일괄 구매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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