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식은 보약...정갈한 밥상에 군침이 돈다
좋은 음식은 보약...정갈한 밥상에 군침이 돈다
  • 진주리 기자
  • 승인 2020.10.2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섬 특성상 산·바다·들판서 자생 재료 채취해 요리
손질 최소화해 고유 맛·영양 손실 줄인 조리법 많아
제주를 대표하는 7대 향토음식인 빙떡, 고기국수, 갈칫국, 성게국, 옥돔구이, 자리돔물회, 한치물회.
제주를 대표하는 7대 향토음식인 빙떡, 고기국수, 갈칫국, 성게국, 옥돔구이, 자리돔물회, 한치물회.

어릴 적 온 가족이 밥상에 둘러앉아 낭푼 밥을 먹던 추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을 것이다. 잊혀져가는 음식 문화는 오늘날 전통음식을 기반으로 한 조리법과 현대식 퓨전요리로 재탄생하고 있다.

제주인들의 부지런하고 소박한 성품은 음식에 그대로 스며들어 나타난다. 제주 전통 향토음식을 통해 옛 추억을 상기하며 제주 먹거리의 특징과 대표 음식을 살펴보자.

사계절이 밥상에 오롯이=전통음식이란 과거부터 사용해 온 재료와 조리방법으로 다른 곳에서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문화유산이다. 지역의 식재료를 이용하거나, 과거에서부터 내려온 조리법을 이용한 음식으로 고장마다 각기 특징을 갖고 있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음식은 약과 같은 효능을 낸다는 말이다.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기 힘들다는 말도 있다.

특히 제주는 섬 특성상 식량과 식수 등을 자급자족해야 해 항상 식량이 부족했다.이에 산, 바다, 들판에서 자생하는 재료를 채취해 계절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선조들은 배고품을 범벅, 빙떡, 쉰다리, 몸국 등 다양한 향토음식을 만들어 슬기롭게 극복했다.

음식의 특징을 보면 조리법이 간단하고 손질을 최소화해 고유의 맛과 영양 손실을 최소화하고 체내 이용성을 극대화한 조리법이 많다.

채소·어패류·해조류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신선한 음식재료 구입의 편리함, 된장과 간장을 주 소스로 만드는 음식, 다양한 국 종류 등 소박함도 제주 향토음식의 독특함으로 꼽힌다. 자연을 활용한 제주 음식은 생명을 가진 자연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과정이었다.

지난해 열린 ‘1차산품 및 특산물 대전’ 전시 및 홍보관에서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들을 맛보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
지난해 열린 ‘1차산품 및 특산물 대전’ 전시 및 홍보관에서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들을 맛보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

제주의 맛 7대 향토음식=제주특별자치도는 20131217개 광역시·도 중 최초로 도민과 관광객의 선호도 조사와 인터넷 투표, 도내 외식업과 학계 등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400여 가지 향토음식 중 제주를 대표하는 7대 향토음식을 선정했다.

빙떡, 고기국수, 갈칫국, 성게국, 옥돔구이, 자리돔물회, 한치물회가 그 주인공이다.

빙떡은 메밀가루를 얇게 반죽하고 무로 만든 소를 넣어 부친 전병이다. 빙떡은 빙떡은 떡 병()이 빙으로 변해 빙떡이 됐다고도 하고, 메밀반죽을 국자로 빙빙 돌리면서 부친다고 해서, 또는 빙빙 말아서 먹는다고 해서 빙떡이라고 불린다는 등 그 이름의 유래가 다양하다. 소는 투박하게 채 썰어 데친 무에 참기름, 소금, 깨 등을 넣고 양념한 것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심심하지만 씹을수록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고기국수는 국수사리와 삶은 돼지고기에 육수를 부어 만든 국수다. 진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일품인 고기 국수는 일명 잔치 국수라고도 불린다. 제주에서는 잔치 등 손님을 접대할 일이 생길 때면 돼지를 잡아서 고기는 수육으로 이용하고, 돼지고기 삶은 국물은 국수의 육수로 사용했다. 보통 육지에서는 국수를 만들 때 쇠고기 육수나 멸치 육수에 소면을 쓰지만 제주의 고기국수는 돼지고기 육수에 대부분 중면을 사용한다. 걸쭉하고 구수한 특징이 있다.

갈치국은 토막 낸 싱싱한 갈치에다 호박, 얼갈이배추, 풋고추를 넣고 소금간을 해 만든 국이다. 뜨거울 때 먹어야 비린내가 덜 나고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조리법이 간단한 갈치국의 완성도는 재료의 싱싱함에 달렸다. 갈치는 비늘이 벗겨지지 않고 눈알이 선명한 것이 싱싱한 것이다. 국 속에 들어있는 큼지막한 갈치 토막을 꺼내 먹는 맛도 별미다. 어느 지방이건 향토색 짙은 맛으로 그 고장의 정서까지 느끼게 하는 음식들이 있다. 제주의 다양한 음식 가운데는 갈치국이 바로 그렇다.

성게국은 미역에 성게를 넣어 끓인 국으로, 감칠맛이 난다. 제주에서는 성게를 구살이라고 부른다.

제주도 인심은 성게국에서 난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과거에는 이 국을 별미로 여겨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면 대접 음식으로 내놓고는 했다. 성게국은 성게 알에서 우러난 노란 국물과 미역이 어우러진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다. 성게 알은 날로 먹어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지만 국으로 끓여 먹으면 미역의 바다향과 어우러져 더욱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옥돔구이는 도미의 여왕이라는 옥돔의 배를 갈라 소금을 뿌려 꾸덕꾸덕하게 말린 뒤 숯불에 구워먹는 제주도 향토음식이다. 제주의 겨울바다를 대표하는 생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옥돔이다. 옥돔은 청정해역인 제주 근해에서 잡히는 고급 생선으로, 이 지역에서 잡은 옥돔은 맛이 뛰어나 조선시대부터 왕실 진상품으로 올려졌다.

당일 잡은 옥돔의 비늘과 내장을 제거한 후에 자연적인 해풍에서 일정 시간을 건조시키면 생선 표면에 기름에 스며나온다. 이 때 피막이 형성돼 수분과 각종 영양소를 그대로 유지한다.

자리돔물회는 얇게 썬 자리돔에 오이, 양파, 부추, 깻잎 등을 넣고 된장과 고추장으로 간을 해 만든 생선 물회다. 특히 비린내가 나지 않으며 시원하고 구수한 맛을 내는 특징 때문에 여름철 도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자리는 제주의 향토미각을 대표하는 어종으로 제주도의 여름식단에 반드시 올라오는 토속음식의 하나이다. 자리는 자리돔이라 불리는 색깔이 검고 붕어만한 크기의 돔종류로 칼슘이 풍부하며 5월부터 8월까지 제주도 근해에서 그물로 건져올린다.

달지 않은 국물과 씹을수록 고소한 생선 맛은 한여름 제주를 대표하는 맛으로 부족함이 없다.

한치물회는 채 썬 한치에 갖은 양념을 넣고 만든 물회다. 한치는 다리 길이가 한치(3.0cm)밖에 안 될 정도로 짧다고 해 한치라고 불린다. 살이 부드럽고 담백해 오징어보다 맛이 좋으며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징어보다 한 수 위대접을 받아 왔다. 한치물회는 쫀득한 식감의 한치와 아삭한 오이 그리고 풍미가 있는 국물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