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독감백신 부족, 왜 이리 허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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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독감백신 사망에도 국가 예방접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엔 만 12세 이하 어린이 백신이 품절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도내 병·의원 대부분이 백신 재고가 소진돼 접종이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본지가 27일 독감 예방접종이 가능한 병·의원 10곳에 문의한 결과 백신이 있는 곳은 2곳에 불과했다.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백신 접종이 가능한 병원을 공유해 달라는 글이 잇따르는 실정이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 백신만 부족한 것은 국가 접종이더라도 연령별 공급 방식이 달라서다. 정부가 일괄 조달하는 청소년·어르신용 백신과 달리 어린이용은 일선 병원들이 제약사를 통해 직접 구매하면 나중에 보건소가 지불하는 형태다. 정부가 무료 접종 백신에 대한 단가를 낮게 책정하다보니 제약사나 병원들이 이를 꺼려 어린이 백신 품귀현상이 빚어진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용으로 공급한 백신의 15%를 어린이용으로 전환했지만 그 물량이 크게 모자라다. 제주에 배분된 건 고작 3200명분이다. 도내 18세 이하 접종 대상자 중 32%(3만6500명)가량이 대기자인 걸 감안하면 백신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게다가 일부 병·의원은 어린이 백신 접종을 종료했다니 부모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상황이 이럴진대 올해 정부가 확보한 독감 백신 물량은 국민의 60% 수준인 3000만명분밖에 안 된다. 올겨울을 전후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당국의 대처는 안일하다. 이럴 때 독감 예방접종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최악의 경우 트윈데믹이 현실화하면서 의료·방역체계가 붕괴되지 말란 법도 없다.

과거에 백신에 무관심했던 이들도 올해는 너도나도 맞겠다고 나서고 있다. 반면 백신업계에선 이미 생산이 끝나 올해 더 이상 공급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백신 부족에 따른 피해는 당사자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유사시에 대비해 정부는 이제라도 업체의 생산을 독려해 독감 백신 확보에 나서야 한다. 도민들도 생활방역과 위생에 유의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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