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아름다운 곶자왈 동반자’ 캠페인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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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주, 곶자왈공유화재단 이사장

온실가스, 해수면 상승, 기상이변, 이런 단어가 우리들 귀에 무덤덤해질 무렵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습니다. 환경이 허용하는 총량, 지속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과소비와 개발은 재앙을 가져올 수밖에 없음을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어떤 사물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는 그것을 잃은 후에 알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잃기 전에 알면 더 좋습니다. 제주 환경자산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용암이 흐르다가 크고 작은 형태의 바위로 굳어졌고 그 위에 수천 년에 걸친 생명 활동으로 때로는 거대한 숲이, 때로는 거칠기만 한 가시덤불이 형성돼 오늘에 이른 곳이 바로 곶자왈입니다. 마을에 가까이 있어도 집을 짓거나 농사를 짓기에는 부적절해 오늘까지 남아줬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을 ‘제주도의 허파’라고 부르며 이것이 잘 보전되기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2007년 곶자왈한평사기 범도민추진위원회가 출범한 것과 같은 해 곶자왈공유화재단이 출범한 것은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곶자왈이 한참 매매되고 있을 때와 시기를 같이 합니다.

출범 당시의 재단의 목적은 돈을 모아 곶자왈을 매입해 보전하는 것으로서 2억원의 모금액이 현재 160억원으로 늘었고 그중 100억원을 들여 곶자왈 토지 26만평을 매입했습니다. 당초 목표에는 크게 미달했지만 함께해 주신 모든 기관, 단체, 개인들의 참여 덕분에 가능한 성과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추진하는 ‘삶이 아름다운 곶자왈 동반자’ 캠페인은 금전보다는 사람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곶자왈을 매입하는 데 드는 금액의 크기와 그것을 모으는데 소요되는 기간의 길이는 상상을 초월하는데 ‘모금해 매입한다’는 기재에 함몰돼 있는 사이에 곶자왈은 여전히 이곳 저곳에서 매매되고 훼손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모금만큼 중요하면서도 곶자왈의 보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제주 환경의 가치를 알고 지키려는 정신이 도민 사회에 널리 퍼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번 릴레이 캠페인의 숨은 목적입니다.

환경을 지키는 것은 실제로 매우 어렵습니다. 환경은 공공재(public goods)로서 시장실패(market failure)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아름다운 숲으로 인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얻는 효용과 그 숲의 소유자가 취하는 효용의 크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법으로 규제하는 방법, 국가나 공적 기관이 매입하는 방법 외에도 좋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곶자왈 동반자님들과 함께 풀어 나가야 할 또 하나의 과제입니다.

11월 한 달 동안 새로운 기탁자 300명 이상을 신규 확보하려고 합니다. 이분들은 기존의 기탁자 중 우리 재단이 개인별로 관리, 예우하고 있는 약 900명과 함께 ‘곶자왈 유산 동반자’가 됩니다.

그리고 이분들을 모셔올 캠페인 모금 활동가를 ‘곶자왈 유산 매니저’라는 호칭으로 30여 명을 따로 선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4회에 걸쳐 매주 캠페인 진전을 구체적으로 도내 일간지에 공개할 계획입니다. 도민 사회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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